‘화장품’ 특정 분야 행사는 처음
“K뷰티 지난해 매출 78% 증가”… 수출 지원 ‘프로젝트 고 빅’ 발표
대기업 넘어 中企가 열풍 이끌어… 1분기 화장품 수출액 3분의2 차지
한국콜마 등 ODM업체도 호황
국내 중소 화장품 기업 구다이글로벌의 ‘조선미녀’는 한방 원료를 재해석한 브랜드다. 다소 촌스럽지만 가장 한국적인 이름이다. 이 브랜드는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선미녀 선크림 제품은 올해 아마존 봄맞이 빅세일에서 총판매량이 직전 주 대비 290% 증가했다. 2020년 1억 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 매출액은 지난해 1396억 원이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서 ‘조선미녀 맑은쌀선크림’은 미국·유럽·일본 등의 나라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없어서 못 파는 품목이 됐다.
아마존은 아예 화장품 기업 대상 설명회까지 마련해 “K뷰티 중소기업을 세계 무대로 모시겠다”고 나섰다. 아마존은 제조업체나 판매자들을 위한 설명회를 수없이 개최해 왔는데, ‘화장품’이라는 특정 분야만으로 행사를 연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 세계 시장서 한국 화장품 수요 폭증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26일 ‘프로젝트 K뷰티 고 빅(Project K-Beauty Go Big)’을 발표했다. 한국 중소기업들이 제작하는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비즈니스 성공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국내 중소기업의 뷰티 브랜드 인기가 심상치 않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는 이날 “아마존에서 한국 화장품 판매자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 증가했고 올해는 매출 증가율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며 “아직 본격적인 세일 기간이 시작되지도 않은 올해 1∼5월 한국 화장품 판매자들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의 2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뷰티 열풍은 중소 화장품 회사들이 이끌고 있다. 과거에는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수출 판로를 개척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소수 대기업들이 주역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디 브랜드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미국, 일본, 중동 등 다양한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 인디 뷰티 브랜드 호황… 한국콜마·코스맥스 덩달아 웃었다
화장품 산업 성장축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겨갈 수 있었던 데는 국내에 세계적인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마존도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대표적 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손잡았다.
인디 브랜드를 전개하는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생산 시설이 없어 ODM 기업에 제조를 의뢰한다. 반도체 산업에 비유하면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와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간 관계와 같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중소기업 화장품 인기가 증가하면서 중소 화장품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화장품 수출액은 23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 늘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 규모는 15억5000만 달러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중소기업 수출액 증가율(30.1%)도 전체 수출액 증가율을 웃돌았다.
ODM 회사들의 실적도 덩달아 뛰고 있다. 올해 1분기 한국콜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748억 원, 3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168.9% 증가했다. 다른 화장품 ODM 회사인 코스맥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5268억 원, 455억 원으로 각각 31%, 28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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