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백신 기업 인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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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클로케 자회사 바이오로지카
3390억에 지분 60% 취득 합의
항암바이러스 생산기술 지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백신 위탁생산(CMO) 기업을 인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매출 확보 및 글로벌 거점 마련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7일 독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인 클로케그룹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의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사진)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지분 인수 거래를 통해 회사의 새로운 성장 축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인수한 IDT 바이오로지카의 핵심 사업은 백신 CMO다. 현재 일본 다케다를 포함해 15개 주요 글로벌 빅파마들과 생산 계약을 맺고 있다. 백신 외에도 세계 최초의 항암바이러스 치료제인 암젠의 ‘임리직’을 생산하는 등 항암바이러스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케그룹이 보유한 IDT 바이오로지카의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약 7500만 유로(약 1120억 원)의 신주를 약 3390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이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분 60%에 해당하며 이번 계약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최대주주가 된다. 나머지 40%는 그대로 글로케가 보유하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에 청신호가 켜졌다. 인수 작업이 올 하반기(7∼12월) 내 마무리되면 올해부터 IDT 바이오로지카의 매출이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코로나19 백신 외 제품군이 약 95%를 차지하고 있어 엔데믹 이후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억7500만 유로(약 4100억 원),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EBITDA(상각 전 순이익)는 1600만 유로(약 240억 원)다.

회사는 이번 인수로 글로벌 진출에 필수적인 우수의약품생산기준(GMP) 생산 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어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사장은 “항암 바이러스 기술과 CGT 기술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CGT 치료제를 개발 및 생산할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계약으로 SK그룹의 리밸런싱(구조조정) 대상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제외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사장은 “리밸런싱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 시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이번 계약은 회사에 있어 놓칠 수 없는 기회였고, 이는 리밸런싱 흐름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글로벌 백신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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