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재원 확충 위해 사업 재조정
전용기 1대 줄여 300억 자금 확보
오늘부터 이틀간 경영 전략회의
최태원 회장, 올트먼과 AI협력 논의
그룹 위기 돌파를 위해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SK그룹이 최고경영자(CEO) 출장용으로 사용하던 그룹 소유 전용기도 매물로 내놨다. 그룹 전체가 자금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들어간 가운데 SK는 28, 29일 양일간 최고경영진들이 모여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위기 극복 방안에 머리를 맞댄다. ● CEO 전용기도 매각…고삐 죄는 최창원
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보유한 전용기 3대 중 1대에 대한 매각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3대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이 자주 사용해온 2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한 대를 처분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전용기는 ‘걸프스트림 G550’ 기종으로 그간 SK 부회장단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이 사용했던 항공기다. 지난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비롯해 항공 운항 스케줄이 적은 해외 중소 도시 방문 등 주요 출장에 쓰였다.
이번 매각 결정은 금액대를 가리지 않고 비용을 줄이라는 최 의장의 고삐 죄기로 분석된다. 현재 중고 항공기 거래 사이트 기준 걸프스트림 G550 기종은 연식에 따라 1300만~1800만 달러(약 180억~250억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공시한 ‘2024년 업무용 항공기 공동관리계약’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사가 전용기 3대의 관리·운영비로 연간 약 330억 원을 분담하고 있다. 전용기 한 대를 매각하면 총 300억 원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SK는 그룹 자산들을 잇따라 처분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다. 앞서 이달 20일 SK네트웍스는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 SK렌터카를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 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월에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어스온이 2010년부터 운영해 온 페루 광구 지분을 3400억 원에 매각했다. SK㈜도 베트남 재계 2위 그룹인 마산그룹의 투자 지분 9%를 처분하기로 했다. 베트남 재계 1위 그룹인 빈그룹 투자 지분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 28, 29일 전략 회의…합병 결론 내기엔 일러
군살 빼기를 통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SK는 28, 29일 양일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기존 확대경영회의에서 명칭을 바꾼 경영전략회의는 매년 상반기(1~6월) 말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들이 모여 그룹의 전략을 점검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올해 회의는 최 의장 주재로 진행되며 최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해 끝장 토론 형태로 진행한다. 7월 초까지 미국 출장길에 오른 최 회장은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각 계열사의 내실화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 방안과 함께 그룹의 경영 체계인 ‘SKMS’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리밸런싱’의 유력 방안으로 떠오른 SK E&S와 SK이노베이션 합병안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구조조정안은 이번 회의에서 결론이 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아직까지 다양한 안이 검토 중인 단계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22일부터 미국 출장길에 나선 최 회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샘 올트먼 CEO를 만나고,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와 회동했다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최 회장은 SNS에서 이들과 만난 사진을 공개하며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 모두에게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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