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판매 vs 최고 평점 제품
문화권에 따라 소비자 선택 달라
전략적 광고 메시지 설계해야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고민이 생긴다. 많이 팔린 제품을 선택해야 할까 아니면 평점이 높은 제품을 선택해야 할까. 가장 많이 팔린 제품과 가장 평점이 높은 제품에 대한 정보는 다른 소비자들의 선호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광고에서도 이 두 가지 정보를 활용하는 메시지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위스키 브랜드 짐빔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이라는 표현을, 조니워커는 ‘가장 잘 팔리는’이라는 표현을 광고에서 자주 활용한다.
소비자들은 잘 팔린 제품과 평가가 좋은 제품 중 무엇을 더 선호할까? 미국 루이빌대와 일리노이대 공동 연구진은 다양한 문화의 소비자들이 이 두 가지 정보와 관련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과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란 정보에 대한 선호도가 나라별로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소비자들은 정체성을 형성할 때 타인에게 의존적인 경향인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잘 팔리는 제품이라는 정보를 덜 신뢰할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다. 해당 제품이 좋아서 잘 팔린다기보다는 그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샀기 때문에 잘 팔린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들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개개인의 평가 태도가 담긴 정보를 더 신뢰할 것으로 추측했다.
반대로 미국이나 영국처럼 ‘주도적인 자기해석’ 성향을 가진 나라의 소비자들은 타인이 보이는 태도보다는 행동에 대한 실제 정보를 더 신뢰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에 따라 어떤 제품들이 실제로 많이 선택받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인도를 상호의존적인 성향, 미국을 주도적인 성향을 가진 대표 나라로 상정해 인도와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5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인도 소비자들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 정보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했고 이런 제품들에 평균 28% 더 많이 지불할 의향을 보였다. 반대로 미국 소비자들은 실제 해당 제품이 얼마나 팔리는지에 대한 정보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한 연구진은 아마존 데이터를 분석해 미국에서는 잘 팔리는 제품이 일반적으로 평가도 좋게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인도에서는 제품에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것과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가 꼭 일치하지 않았다. 나아가 8개국에서 판매되는 8700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문화를 가진 나라의 경우 잘 팔리는 제품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이 더 우수한 브랜드 가치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제품을 광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준다. 사람들이 좋게 평가하는 제품과 실제 구매하는 제품이 문화에 따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전략적으로 광고 메시지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