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비상경영’ 확산…“조직 슬림화에 연봉 삭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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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1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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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적자 2조원' SK온, "흑자전환 때까지 임원 연봉 동결"
임원 근무 확대, 연봉 동결, 집중근무제, 출장비 축소 등
철강·석유화학·배터리 등 전방위 비상경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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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 HD현대,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글로벌 업황 부진 속에서 속속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올 하반기에도 산업계의 힘겨운 행보가 예상된다. 배터리·석유화학·철강·정유 등은 업체를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경영난에 휘말린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10월 회사 설립 후 올해 1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누적 적자가 2조원을 넘은 SK온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특히 ‘흑자 달성 때’까지 모든 임원들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도 이사회에 위임했다. 이사회에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나겠다는 의미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은 아예 폐지해 조직 슬림화도 노린다.

임원들에게 주어진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한다. 해외 출장 시 이코노미석 탑승을 의무화하고, 오전 7시 출근도 지속할 예정이다. SK그룹이 향후 성장 전략의 중심을 인공지능(AI)와 반도체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SK온의 배터리 사업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도 중국산 저가 공세와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허리띠를 졸라 맸다.

포스코는 임원들의 근무를 주 5일제로 되돌렸다. 올해 1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를 도입했지만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임원 급여는 최대 20% 반납하기로 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공장 가동률을 축소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정유업계에선 HD현대오일뱅크가 이달 1일부터 임원들을 대상으로 주 6일제 근무를 한다.

지난해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 감소했는데 HD현대오일뱅크는 실적이 유독 부진했다. 에쓰오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은 모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롯데캐미칼도 지난달 1일부터 비상경영 출장 및 근태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고, 국내외 출장 예산을 전년 대비 20% 줄이기로 했다.

임원의 항공권 비즈니스 등급은 ‘비행 10시간’을 넘는 경우로 한 단계 조정했다. 이와 함께 오전 10~12시와 오후 2∼4시를 집중 근무시간으로 정해 흡연을 금하고, 업무 외 메신저 사용도 자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경기전망이 상승하면서 기준치 100을 상회한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철강, 정유·석유화학, 비금속광물 등 전통 제조업은 부진한 업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투자와 소비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 길을 터줄 수출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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