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中 독무대 LFP 배터리 첫 수주… 佛르노에 공급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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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59만대분… 폴란드서 생산
셀투팩 기술 첫 적용, 품질 인정받아
세계시장 LFP 점유율 확대속 낭보
호주기업과 리튬 정광 공급계약도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중국 업체들의 주력 무대였던 LFP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처음으로 수주 낭보를 띄웠다. 글로벌 경기 둔화 장기화 여파로 전기차 시장에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닥치며 ‘가성비’를 앞세운 전기차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가운데, 고급 배터리에 집중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저가형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 중국 기업 장악한 LFP 무대 진출


1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내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간 약 39GWh(기가와트시)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는 보급형 순수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한다.

이번 공급 계약은 LFP로 대표되는 중저가 배터리 제품군에서 처음으로 중국 업체를 제치고 얻어낸 대규모 수주다. 지금까지 국내 배터리 3사는 초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주류이자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기반 삼원계 배터리 생산에 집중해 왔다. NCM 배터리는 LFP 배터리에 비해 효율이 좋아 주행 거리가 길지만 생산비가 높고 열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CATL, BYD, 궈시안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풍부한 자국산 원재료를 기반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에 주력하며 틈새를 넓혀 왔다.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부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저가형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린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도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7%를 차지했던 LFP 배터리 비중은 지난해 37%로 늘었다.

● 셀투팩 기술 처음 적용…호주서 대규모 리튬 확보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계약을 따낸 데는 품질과 안정성, 혁신성이 주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르노향 LFP 배터리에 혁신 기술인 셀투팩(Cell to Pack)을 처음 적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3월 ‘인터배터리 2024’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공개한 셀투팩 기술은 기존 배터리 폼팩터에서 모듈 단계를 생략한 기술이다. 기존에는 배터리 셀을 모듈로 합친 뒤 팩에 조립하는 방식이었는데 셀투팩 기술에 따라 팩에 직접 배터리 셀을 조립하게 되면서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그만큼 더 많은 셀을 넣을 수 있게 됐다. 또 자체 개발한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

한편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리튬 광산업체 라이언타운과 대규모 리튬 정광 공급 및 전환사채(CB)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튬 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원자재로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의 원료가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이르면 올해 말부터 15년간 총 175만 t의 리튬 정광을 추가로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약 500만 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전량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에너지솔루션#리튬인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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