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시성 소비 주요 20개국 중 4위… “불황 속 정서적 위안 찾고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4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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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한국의 과시성 소비가 주요 20개국 중 4위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이 경제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에도 정서적 위안을 찾고자 과시성 구매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의 ‘딜로이트 소비자 신호(Consumer Signals)’ 보고서에 따르면 5월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소비자들이 한 달 동안 과시성 구매에 쓴 돈의 중위값은 8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20개국 평균(약 5만6000원)을 40%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품목별로는 식음료가 31%로 가장 높았고 옷·장신구(28%), 생활용품(10%), 건강·웰니스(7%), 전자제품(6%) 순이었다. 과시성 구매를 이끄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정서적 위안’과 ‘실용성’이라는 답변이 각각 1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취미생활’(13%)이 그 다음이었다.

한국보다 과시성 구매에 쓰는 돈이 많은 나라는 중국(19만9000원)과 중동 부국인 아랍에미리트(17만6000원), 사우디아라비아(12만8000원) 뿐이었다. 한국에 이은 5위가 프랑스와 독일(각 7만4000원)이었다. 경제대국 미국은 20개국 중 15위(4만8000원)였다.

재산상태에 대한 한국인의 불안은 주요국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재무 건전성과 미래 안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소비자 비율을 수치화한 ‘소비자 재정적 웰빙 지수’의 경우 한국은 90.6로 나타났다. 주요국 공통 지수인 글로벌(세계) 지수는 102.8이었다. 한국의 재정적 웰빙 지수가 주요국 대비 88%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 측은 “(한국) 소비자가 느끼는 재정적 웰빙 지수는 임금 정체와 물가 반등 우려로 2024년 이후 하락세”라며 “한국의 낙폭이 가장 크기 때문에 소비자 불안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딜로이트는 한국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강한 경제적 스트레스를 느끼는 만큼 정서적 위안,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과시성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과시성 소비#경제적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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