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32개월 만에 최대…한은 “상반기 279억달러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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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5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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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14개월 연속 흑자…반도체·승용차 수출 지속
엔저에 日 방문에 여행수지 적자 확대
한은 "흑자 지속 예상…상반기 목표치 초과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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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흑자를 기록하며 2년8개월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 호조에 상품수지가 3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데 다 해외 배당 지급 영향 해소로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면서다. 특허권 수입 확대로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줄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수출 증가 등에 한동안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전망치인 279억 달러도 초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5일 발표한 ‘2024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89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69억3000만 달러 흑자) 이후 2개월 만의 플러스로, 2021년 9월(95억10000만 달러) 이후 최대 흑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4월 적자(13억7000만 달러)로 기록했지만 5월(23억 달러) 흑자로 돌아선 후 지난 3월까지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4월 해외 배당 지급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적자에 2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늘며 상품수지 2년8개월래 최대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9억2000만 달러로 14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4월(51억1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2021년 9월(95억4000만 달러) 이후 최대 흑자다.

수출은 589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1.1% 증가했다. 8개월 연속 오름세다. 통관기준으로 철강제품은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석유제품, 승용차 등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지역별로는 EU(-2.2%)로의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동남아(+30.4%), 미국(+15.6%), 중국(+7.6%) 등으로의 수출 증가세는 지속됐다. 수입은 502억 달러로 1.9% 감소하며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에너지 가격 안정과 일부 업체의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미뤄지면서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전월의 일시적인 적자에서 벗어나 상품, 서비스, 본원소득수지 모두 양호한 흑자를 보였다”면서 “상품의 수출이 8개월 연속 증가한 반면, 수입은 비에너지를 중심으로 한달 만에 소폭 감소하며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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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수지 25개월째 마이너스…엔저에 여행수지 적자 확대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 달러 적자로 25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다만 4월(-16억6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은 축소됐다.

여행수지는 8억6000만 달러 적자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일본 여행 등이 늘면서 4월(-8억2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소폭 확대됐다. 반면 지식재산권 수지는 특허권 및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늘면서 1억 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7억6000만 달러 흑자로 한 달 만에 다시 플러스 전환됐다. 배당소득수지는 19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1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송 부장은 “슈퍼 엔저에 따라 일본 여행이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엔저에 일본인들이 장거리 여행보다 우리나라 여행을 선호할 경우 여행수지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흑자 기조…“상반기 279억 달러 초과 전망”

한은은 최근 수출 증가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 개선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행진으로 상반기 전망치 279억 초과 달러 달성을 자신했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254억7000만 달러로 6월 24억3000만 달러만 기록하면 충족 가능하다. 송 부장은 “5월까지 누적 흑자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6월에도 상당폭 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 경상수지는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제유가 등의 불확실성은 경계했다. 그는 “상반기 경상수지의 전망치 상회는 연간 전망치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 성장과 교역, 국제유가 등의 변수가 많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 확대와 자동차 수출 회복에 따라 경상수지가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의 9월 금리 인하와 함께 반도체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수출 호조에 한동안 흑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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