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진정한 거시경제 리스크를 평가하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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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붕괴 예측하는 거짓 경보
기업에 재정적-조직적 비용 초래
완전모델에 대한 환상 버리고
거시경제 판단력 되찾아야


최근 5년간 기업의 리더와 투자자들은 숱한 거시경제 충격과 위기에 대한 거짓 경보에 시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팬데믹이 극심한 경기 침체를 가져온 2020년, 리더들은 당시 위기가 2008년보다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대공황만큼이나 나쁠 수 있다는 경고를 들었다. 하지만 빠르고 강력한 회복세가 펼쳐졌다. 2021년에는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 탓에 암울했던 1970년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인플레이션은 1년 만에 9.1%에서 3%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2년에는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신흥국 디폴트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는데 이 역시 현실화되지 않았다. 2022년과 2023년에도 다가오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으나 미국 경제는 비관론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경고들은 경영진과 투자자에게 재정적 비용과 조직적 비용을 초래한다. 코로나19 경기 침체를 장기적인 것으로 잘못 판단해 2020년 반도체 주문을 줄인 자동차 제조업체는 경기 회복기에 판매 기회를 놓칠 것이다. 그리고 리더가 잘못된 경보에 과잉 대응해 전략, 운영, 커뮤니케이션을 갑작스럽게 뒤집는다면 조직의 신뢰를 잃을 것이다. 이런 비용을 막으려면 거시적인 경제 리스크 판단을 올바르게 내려야 한다.

리더들이 거시경제적 판단력을 되찾아 거짓 경보를 피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분석 습관을 들여야 한다. 첫째, 완전모델 사고방식을 버리고 상황에 따른 유연함을 발휘해야 한다. 사람들은 정교한 모델이 정확한 답을 내놓을 것이라 믿지만, 그 어떤 단일이론이나 접근방식도 일관되게 정확한 경제 예측을 제공할 수는 없다. 모델은 예측이 가장 필요한 순간인 위기 상황에서 가장 신뢰도가 떨어진다. 위기 시에는 극단적인 데이터 값이 발생해 모델의 기반이 된 데이터를 넘어서는 추정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둘째, 파멸론을 경계해야 한다. 리더는 재앙을 예고하는 끊임없는 경고와 싸워야 한다. 경제 및 금융 저널리스트는 시선을 끌고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소재로 경제위기와 붕괴를 활용한다. 그리고 가장 시끄러운 비관론자의 확성기를 타고 거짓 경보가 더욱 증폭된다. 파멸론자들이 위기를 예측할 때도 있지만 이들이 다른 수십 개의 실현되지 않은 위기를 주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적이지 않다.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 법이다.

셋째, 경제적 절충을 통해 판단력을 연습해야 한다. 거시경제를 올바르게 판단할 가능성을 높이려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사고해야 한다. 인과적 설득력과 내러티브의 일관성에 초점을 맞추며 거시경제 리스크 판단에 필요한 정보는 경제학뿐만 아니라 인접하거나 멀리 떨어진 학문과 방법론에서도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 거시경제학은 물리학처럼 분석적인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 더 넓은 관점과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모델이 만들어낸 진리를 추종하면서 논쟁을 차단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올바른 판단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엄밀한 논쟁을 장려해야 한다.

#거시경제 리스크#분석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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