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세,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져
“술 대신 골프, 회식 보단 홈술”
맥주-소주-탁주 소비 7% 이상 줄고
위스키-증류식 소주는 크게 늘어
팬데믹 기간에 기업들의 접대 문화가 달라지면서 유흥음식주점에서 별도로 내는 세금이 5년 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음주 문화가 다양화, 고급화되면서 희석식 소주와 맥주, 막걸리 소비는 나란히 뒷걸음질 치고 위스키와 증류식 소주 판매는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유흥음식주점의 개별소비세 신고세액은 568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룸살롱과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등의 유흥음식주점은 일반적인 부가가치세 이외에도 10%의 개별소비세(개소세)를 추가로 납부한다. 이에 따라 이들 유흥음식주점은 팬데믹 이전인 2018년 880억 원, 2019년에는 827억 원의 개소세를 신고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의 개소세 신고액은 2020년 382억 원, 2021년에는 153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후 엔데믹으로 2022년 신고액이 488억 원으로 늘었지만 팬데믹 영향을 거의 벗어난 지난해에도 과거보다 30% 이상 낮은 세액을 신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유흥음식주점에 대한 개소세 규정 자체는 이 기간 큰 변화가 없었다”며 “팬데믹 기간에 기업의 접대 문화와 개인의 음주 문화가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북 지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는 “팬데믹 기간 동안 유흥주점 출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골프 접대 등으로 많이 대체됐다”며 “납품과 관련한 술집 접대 비용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직장인들의 대규모 회식이 줄어들고 ‘홈술’ 등으로 음주 문화가 달라지면서 전체 술 판매량이 줄고 소비 주종은 다양해지는 현상도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수입 주류를 포함한 전체 주류 출고량은 332만2989kL로 집계됐다. 팬데믹 확산 이전인 2019년 출고량(353만1417kL)과 비교하면 5.9% 줄어든 규모다.
특히, 이 기간 주요 주종의 출고량은 맥주(―7.2%), 희석식 소주(―7.8%), 탁주(―8.5%) 등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고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3대 주류의 소비가 7∼8% 줄어든 것이다.
반면에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비싸서 고급술로 분류되는 위스키의 출고량은 93.4%, 증류식 소주의 출고량은 18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스키의 경우 지난해 출고량이 2만2790kL 수준으로 희석식 소주 출고량(84만4265kL)에 비하면 여전히 규모가 훨씬 작지만 팬데믹 기간에도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는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집에서 다양한 술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고 ‘위스키 하이볼’ 등으로 중저가 위스키 소비도 늘어나는 등 다양한 종류의 술을 즐기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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