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시술뒤 “도수치료”… 실손보험금 10억 가로챈 한방병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0일 03시 00분


조직형 보험사기 일당 103명 검거


허위 진료 기록을 통해 공진단 처방, 피부미용 시술을 도수치료 등으로 둔갑시켜 1인당 평균 1000만 원에 달하는 실손보험금을 부당하게 받아 챙긴 보험사기 일당 103명이 검거됐다.

9일 금융감독원은 부산경찰청과 공조해 조직형 보험사기 전문 한방병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금감원은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입수된 정보를 토대로 이 같은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해 부산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의사인 병원장 A 씨는 자신의 진료 분야가 아닌 도수치료 등으로 허위 진료 기록을 발급하기 위해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전문의 B 씨를 형식적으로 채용했다. 그리고 상담실장 겸 간호사 C 씨에게 B 씨의 명의를 이용해 허위 처방·진료 기록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C 씨는 병원에 방문한 환자들에게 보험사기를 권유하고 가짜 환자들이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도수치료 등에 대한 허위 진료비 영수증을 작성·발급했다. 가짜 환자들에게는 결제 금액에 상응하는 공진단이나 미백, 주름 개선 등 피부미용 시술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C 씨의 지시를 받은 병원 직원들은 보험사기 유형별로 가짜 환자를 관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100여 명의 가짜 환자가 이렇게 발급된 허위 진료 기록을 보험사에 제출해 편취한 실손보험금은 10억 원에 달한다. 가짜 환자들에 대한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 연계 분석 결과 11명이 가족 및 지인 관계로 추정됐는데, 이 중 5명은 보험설계사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병원, 브로커의 솔깃한 제안에 동조하거나 가담한 환자들도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다수 있으므로 보험계약자들은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손보험금#조직형 보험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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