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이 비옷으로… 오락가락 날씨에 ‘카멜레온 아이템’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1일 03시 00분


방수재킷 내장된 배낭 반응 좋아
양산 겸용 우산은 매출 138%↑
짧은 부츠 같은 장화도 인기몰이
“불경기 속 멀티유즈 제품 선호”

가방 뒷주머니에서 방수 바람막이를 꺼낼 수 있는 아떼 바네사브루노의 ‘르봉 글로시 리본 웨더백’. LF 제공
가방 뒷주머니에서 방수 바람막이를 꺼낼 수 있는 아떼 바네사브루노의 ‘르봉 글로시 리본 웨더백’. LF 제공

하루 사이 폭염과 폭우가 함께 찾아오는 등 날씨 변덕이 심화하자 다양한 환경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 떠오르고 있다. 비가 올 때는 우천 용품으로, 맑을 때는 일상 패션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멜레온 아이템’들이 각광을 받는 것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업체들은 최근 날씨에 따라 활용법이 달라지는 다용도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LF가 운영하는 아떼 바네사브루노는 가방 뒷주머니에 초경량 나일론 소재의 방수 바람막이 재킷이 내장된 배낭 제품을 내놨다. 아떼 바네사브루노의 대표 상품인 ‘르봉백’ 디자인을 본떠 만든 배낭이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가방으로 활용하다가 비가 내리면 내장된 재킷을 꺼내 착용할 수 있다. 소비자 반응도 좋은 편이다. LF 관계자는 “생활 방수 처리가 돼 있어 비가 내릴 때 겉옷으로 착용하기에 좋아 호응을 받고 있다”며 “이미 일부 색상은 품절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산과 양산을 겸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인기다. 질스튜어트 뉴욕의 ‘쁘띠 패턴 3단 자동 우산’은 자외선의 90∼95%를 차단할 수 있어 양산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품절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일부 색상의 경우 1월 1일∼이달 7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8%나 뛰었다.

비 올 땐 장화로,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첼시부츠로 활용할 수 있는 슈펜의 ‘숏 밴딩 첼시 레인부츠’. 이랜드월드 제공
비 올 땐 장화로,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첼시부츠로 활용할 수 있는 슈펜의 ‘숏 밴딩 첼시 레인부츠’. 이랜드월드 제공
비가 내릴 때는 장화로 신다가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일반 부츠처럼 코디에 활용하는 제품도 여러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인 빈폴액세서리는 승마용 부츠로부터 출발한 ‘첼시부츠’ 디자인의 장화를 출시했다. 정강이까지 올라오는 길이의 일반 장화와 달리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6월 첫 주 나왔는데 한 달 만에 전체 생산량의 70%가 팔렸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슈펜은 바이커 부츠 디자인의 장화를 내놨다. 일상 착장에 오토바이를 타는 바이커들의 소품을 활용한 ‘바이크 코어 룩’이 유행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제품이다. 이 제품의 지난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올랐다.

평상시에는 슬리퍼로 활용하다가 비가 올 땐 미끄러지지 않도록 샌들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의 ‘하이페리엄 슬라이드’는 출시 2주 만에 크림, 블랙 색상 주요 사이즈가 온라인에서 품절됐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신발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경기에 소비자들이 더 효율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멀티 유즈(Multi-use)’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 같다”며 “최근 패션업계에서 ‘워크웨어(작업복)’ ‘유틸리티(실용성)’ 등 기능적 측면을 강조한 제품들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가방#비옷#날씨#카멜레온 아이템#멀티유즈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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