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70만에 육박해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구직단념자도 늘어나는 추세로 청년층의 구직 의욕이 꺾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달 2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기 대비 3만 8000명(10.6%) 증가한 39만 5000명을 기록했다. 30대 ‘쉬었음’ 인구도 2만 9000명(11.4%) 늘어 28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쉬었음’ 인구는 237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 9000명(5.7%)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쉬었음’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비경제활동인구 중 질병·장애 등은 없지만 “그냥 쉬었다”고 답한 경우를 말한다.
20대와 30대의 ‘쉬었음’ 인구를 합하면 전년(61만 3000명) 대비 6만 7000명 늘어난 총 68만 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6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66만 명)보다도 많은 수치다.
2030 인구는 지난해 1291만 5000명에서 1271만 5000명으로 약 20만 명 줄어든 반면 ‘쉬었음’ 인구는 늘어나면서 전체 인구 대비 쉬었음 인구 비중은 4.7%에서 5.3%로 0.6%포인트(p) 뛰었다.
15~64세 고용률(69.9%)과 경제활동참가율(65.3%)은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와중에도 구직 의욕이 꺾인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 또한 37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9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 정점을 기록한 후 2022~2023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 등의 경력직 선호 기조와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청년 ‘쉬었음’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쉬었음’ 청년의 노동시장 유입을 위해 올해 총 1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쉽사리 개선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쉬었음’ 인구 증가 원인에 대해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증가하는 상황인데, 청년층·30대의 경우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는 미스매치 등으로 보인다”며 “선호일자리와의 불일치, 일거리가 주변에 없는 영향 등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인턴과 같은 직업훈련 개념을 넘어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소득 등 청년의 취업 지원 예산이 많이 삭감됐는데, 신설된 것은 인턴제나 직업훈련 등밖에 없다”며 “구직활동이나, 자아를 모색할 수 있게 도와주는 소득지원 사업이 없어진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반드시 취업연계형이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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