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를 통해 민간 사전청약을 접수한 아파트 단지들에서 사업 포기가 잇따르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시름이 깊어져 가고 있다. 당첨자들은 청약통장의 효력이 회복되기는 하지만 더 큰 구제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전청약을 받고 사업을 취소한 단지는 5곳, 1739가구였다. 이 중 사전청약 가구 수는 1510가구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에서 민간 사전청약을 받고 이후 본청약이 진행되지 않은 단지는 총 24곳 1만2827가구다.
올해 사전청약 취소 단지는 1월 인천 가정2지구 B블록(우미 린)의 토지를 분양받은 건설사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달에는 경남 밀양 제일풍경채 S-1블록의 사업도 취소됐다.
지난달에는 경기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용지 3·4블록 사업이 사전청약 2년 만에 취소됐다. 같은 달 화성 동탄2 주상복합용지 C-28블록도 시행사인 리젠시빌주택이 사업 취소를 알렸다.
리젠시빌주택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악화하는 부동산 경기와 건설자재 원가 상승 등 불가피한 사유로 아파트 건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져 부득이하게 사업 취소를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 외에도 오산세교2지구, 인천 검단신도시·영종국제도시 등에서 본청약까지 가지 못한 사전청약 단지가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민간 사전쳥약에 당첨돼 다른 기회를 놓친 당첨자들을 위한 뾰족한 구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민간분양 사전청약은 공공분양과 다르게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다른 사전청약뿐만 아니라 본청약 신청도 불가능하다. 민간 사전청약이 취소된 당첨자들은 당첨 무효로 인한 청약통장 부활밖에 구제를 못 받는다.
사전청약은 본청약에 앞서 1~2년 먼저 청약을 시행하는 제도로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주택 조기 공급을 통해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잦은 본청약 지연이 발생하고, 지연 기간 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지적에 정부는 지난 5월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했다.
민간분양 사전청약 일부 당첨자들은 현재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권리 승계, 지위 보장 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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