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성공 제1 원칙은 ‘정확한 시세 파악’[이주현의 경매 길라잡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2일 03시 00분


시세보다 싸게 낙찰받는 것이 목적
인테리어-명도 등 비용 고려해야
입찰 물건의 수요-공급 파악 필수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올 상반기(1∼6월) 전국에서 진행한 주거용 경매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물건은 경기 시흥시 월곶동에 있는 전용면적 33㎡(6층) 아파트로 무려 92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낙찰가는 1억5000만 원으로 감정가(1억4100만 원)의 106.4% 수준이었다. 매매 시장에서 같은 동 아파트의 최저 매도 호가(중층 기준)는 1억4000만 원보다 높았다.

올 상반기 경매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컸던 물건은 단연 아파트였다. 빌라 전세사기 등의 영향으로 많은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경매의 문을 두드렸다. 소형과 저가 아파트 위주로 많은 응찰자가 몰렸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번 주는 올 상반기 인기 경매 사례를 통해 유의할 점에 대해 알아보겠다.

부동산 경매는 매매 시장보다 저렴하게 사는 것이 목적이다. 이 목적을 달성해야 의미가 있다. 입찰가를 선정하기에 앞서 정확한 시세 파악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경쟁이 심한 아파트 경매 때 매도 호가보다 더 비싼 가격에 낙찰될 때가 있는데 시세 파악을 제대로 못 한 경우가 종종 있다. 시세 파악을 했다면 점유자를 내보내는 명도 비용과 미납 관리비 인수 문제 등을 추가로 고려한 뒤 입찰가를 정해야 한다.

경매는 매매와 달리 매수 전에 내부를 살펴볼 수 없어 서류를 보고 최대한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만약 2∼3년 전부터 소유자가 살고 있던 곳이라면 기본적인 인테리어가 돼 있을 수 있다. 보증금 전액 또는 대부분을 배당받을 수 있는 임차인이 살고 있으면 명도 비용과 기간도 줄어든다.

최저 입찰가격이 떨어진 오피스텔도 관심을 끌었다. 상반기 오피스텔 경매 경쟁률 1위는 경남 창원시 부산신항 전용 48㎡ 오피스텔 경매 건이었다. 당시 41명이 몰려 감정가(1억7500만 원) 대비 38.4%인 6700만 원에 낙찰됐다. 한 건설회사에서 지은 오피스텔 수백 채가 미분양 공실로 방치되다가 결국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왔고, 그중 하나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낙찰가율이 낮으니 좋은 투자를 한 걸까? 이곳은 공급 대비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공실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낙찰가가 낮다고 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다 해당 물건의 수요와 공급 등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공업시설에서는 경기 화성시 영천동에 있는 지식산업센터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다. 19명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감정가(4억7800만원) 대비 70.7%인 3억3800만 원에 낙찰됐다.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분류되는 지식산업센터 역시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률 감소로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 2022년 전국 지식산업센터 경매 진행 건수는 403건이었으나, 2023년에는 688건으로 약 7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이미 2022년보다 많은 545건으로 집계됐고, 낙찰률 역시 매년 하락하면서 심각한 적체 현상을 보인다. 지금은 투자보다는 실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하되 공급이 과다한 지역은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경매 성공#시세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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