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음식료 산업의 주인공은 단연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은 이번 1분기(1∼3월) 해외 라면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83% 증가했고, 해외 매출 비중이 75%까지 확대되며 영업이익률 20.8%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삼양식품을 필두로 CJ제일제당, 빙그레, 롯데웰푸드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거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간 음식료 산업은 필수소비재적 특성상 안정적인 수요를 가지고 있으나 중장기적 성장은 제한적인 산업으로 인식됐다. 식품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국내 인구 성장률은 2021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했고, 미래 인구를 가늠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은 2018년 처음으로 1명대가 깨진 이후 지난해 0.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래 식품 수요를 좌우할 인구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결국 중장기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다. 지금이 그 시작점이라 판단한다. 전 세계적으로 K팝 아이돌의 해외 영향력이 확대됐고,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 콘텐츠가 유행했다. 결과적으로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는 높아졌고, 다양한 국가의 주요 유통 채널에서 한국 가공식품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공식품 수출액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며 2023년 70억 달러(약 9조6000억 원), 2024년 상반기 37억 달러를 기록했다. 가공식품은 당분간 지역과 품목 다변화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과거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일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미국과 아세안으로 진출 지역이 다변화하고 있다.
라면, 과자, 쌀 가공식품, 음료 등으로 품목도 다양해졌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라면 수출액은 팬데믹 기간 고성장에 이어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여준 품목은 41% 증가한 쌀 가공식품이다. 냉동김밥을 포함한 가공밥은 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되며 수출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음식료 기업들은 입점 채널 및 취급 상품 수(SKU) 확대와 더불어 생산능력(CAPA)도 높이고 있다. 라면 수출 호조에 삼양식품은 수출 전용 밀양2공장에 투입될 생산 라인을 기존 5개에서 6개로 확대하기로 결정했고, 농심은 울산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신설할 예정이다. 미국 만두 시장점유율 1위 CJ제일제당은 미국 중부 지역에 현지 최대 규모의 만두 공장 건설 계획을 갖고 있다. ‘청정원’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도 동남아에서 한식 수요가 증가하며 최근 베트남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해외 매출은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과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에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기업 중심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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