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브랜드 ‘라네즈’는 최근 북미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라네즈의 ‘립슬리핑마스크’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다. 립슬리핑마스크는 입술에 바르고 자면 각질을 줄여주고 수분을 채워준다. 2015년 출시된 제품이 북미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WNBA(여자 프로농구) 팀 ‘피닉스 머큐리’와 7월 ‘올스타 시즌’에 한시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K뷰티 브랜드가 미국 프로 농구팀의 후원사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에서 1분기(1∼3월) 매출액이 40%가량 늘었는데 이는 해외 시장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라며 “다양한 사업군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층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기존부터 강세를 나타냈던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 지역에서 눈에 띄게 주목받으면서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1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1712만 달러(약 6조7000억 원)였다. 기존 최대치인 2021년 상반기(46억3406만 달러) 수치를 3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10년 전인 2014년 상반기(7억8530만 달러) 대비로는 6배 이상으로 늘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하반기(7∼12월)에는 아마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연말 할인 행사가 몰려있기 때문에 소비량이 늘면서 수출액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액이 더 많았다.
한국 화장품 수출이 증가한 것은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류 붐을 타고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출액은 아직 중국이 가장 많지만 북미 지역의 가파른 성장이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국가별 화장품 수출액은 중국이 12억1486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8억7031만 달러), 일본(4억7818만 달러) 순이었다. 중국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4.1% 줄어든 반면 미국은 61.1%, 일본은 21.5% 늘었다.
● 중소 인디 브랜드와 대기업 모두 인기몰이
K뷰티의 가파른 성장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기존 대기업이 중국 이외에 미국과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에 더해 인디 브랜드들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아마존은 ‘프로젝트 K뷰티 고 빅(Project K-Beauty Go Big)’을 발표하고 미국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뷰티 브랜드에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아마존에서 한국 화장품 판매자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 증가했고 올해는 매출 증가율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같은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한국에 있다는 것도 국내 인디 브랜드 약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인디 브랜드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생산 시설이 없고 ODM 업체에 제조를 의뢰한다. 올해 1분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매출액은 각각 5748억 원, 52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3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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