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 팝업 첫날 대기만 5000명
롯데, 그룹 차원 전담 조직 꾸리기도
팬심 높고 다양한 수익 모델 ‘장점’
“명탐정 코난 팝업 때문에 안산에서 1시간 넘게 택시 타고 왔어요. ‘남도일(일본명 구도 신이치)’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 15년째 ‘덕질’을 하고 있습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2층 ‘명탐정 코난(코난)’ 팝업 스토어에서 만난 송예림 씨(24)는 이렇게 말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코난의 열혈팬을 자처하는 그는 팝업 스토어에 들른 후 애니메이션 성우 강수진 씨의 팬사인회도 참석했다. 이날 팝업 스토어 인근에서 열린 사인회는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10명 넘는 사람들이 대기했다.
캐릭터 지식재산권(IP)에 대한 활용이 늘며 유통업체들도 캐릭터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어린 시절 만화 영화를 보고 자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익숙한 만화, 캐릭터들로 충성 팬층을 모을 수 있는 데다 IP로 다양한 굿즈를 만드는 ‘원 소스 멀티 유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세 달간 코난 팝업 외에 ‘하이큐!!’, ‘원피스’, ‘주술회전’ 등 인기 만화·애니메이션 팝업을 선보였다. 5월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하이큐 팝업은 개장 첫날 5000명 이상 대기가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6월 열린 원피스 팝업도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의 대기 인원이 몰렸다.
롯데그룹은 아예 그룹 차원의 신사업으로 콘텐츠 비즈니스 강화를 선언했다. 첫 컬래버레이션으로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선정하고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에 ‘포켓몬타운 2024 위드 롯데’를 선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 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신규 콘텐츠 협업 분야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들 기업이 캐릭터 콘텐츠에 집중하는 배경으론 IP에 대한 높은 충성도가 꼽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신촌점 코난 팝업의 객단가는 첫 이틀간 약 30만 원에 달했다. 팝업 물품 한 개당 판매가가 5000∼2만 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충성도 높은 팬들의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무형의 캐릭터를 통해 굿즈, 팝업, 영화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식품, 유통, 문화, 서비스 등 캐릭터 IP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걸친 통합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체 캐릭터를 제작해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사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올해부터 태국에 이어 대만, 일본 등으로 수출한다. GS리테일은 2022년 제작한 자체 캐릭터 ‘무무씨’ 굿즈를 몽골에 수출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지에서 무무씨 자체제작(PB) 아이스크림이 판매량 1위를 달성하는 등 또 하나의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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