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한국형 ‘신도시 수출’ 길 열려… 79조 고속철 수주도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7일 2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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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도시-주택개발 협력 MOU
판교 규모 박닌성 신도시 참여 유력
하노이~호찌민 고속철 협력도 논의

베트남 공동취재단
한국이 베트남에 판교신도시(892만 ㎡)급 신도시 개발과 사회주택 100만 채 건설 사업 등에 참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실제 수주로 이어지면 한국형 신도시를 해외로 수출하는 ‘도시 수출’ 첫 사례가 된다. 민관 합동으로 79조 원 규모의 베트남 고속철도 사업 수주에도 나선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응우옌타인응이 베트남 건설부 장관을 만나 ‘도시 및 주택개발 사업’에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MOU) 등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체결한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GPP)’의 후속 조치다. 이번 MOU에는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개발과 주택건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담겼다. 그동안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도급 공사를 수주한 사례는 많았지만 도시개발 계획 수립부터 제도 정비, 시공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 사례는 없었다.

도시 수출 첫 사례는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 개발 사업이 유력하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5월 박닌성에 판교신도시 크기의 신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2060년 850만 ㎡ 부지에 4만9000가구, 15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수주를 위해 박닌성 지방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박닌성 사업을 포함해 베트남 정부는 현재 43%인 도시화율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리기 위해 신도시 개발과 낙후 도심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산업단지 노동자와 저소득층 등을 위한 사회주택 100만 채도 건설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한국도 과거 200만 호, 300만 호 건설 같은 계획들을 많이 수립해 성공적으로 이행했다”며 “신도시 개발과 도심 재개발을 추진했던 한국의 경험은 급격한 도시화가 예상되는 베트남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응우옌쑤언상 베트남 교통운송부 차관을 만나 한국의 베트남 고속철도 사업 참여 방안도 논의했다. 베트남 정부는 수도 하노이에서 경제 중심지 호찌민까지 1545㎞를 고속철도로 잇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573억 달러(약 79조1541억 원)에 달한다.

박 장관은 “우리 해외 건설의 지향점인 도시 수출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며 “베트남 고속철도 건설 사업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하노이 롯데 L7 호텔에서는 양국 정부 및 기업 관계자 200여 명을 초청한 ‘한국·베트남 도시개발 혁신포럼’도 열렸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현대자동차, LG CNS, 대우건설, 희림, 알스퀘어, 엠큐닉 등 도시개발 및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민간 기업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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