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 체코 원전 수주]
“3차례 입찰 마감 한번도 안 넘겨
한수원 보는 유럽 시선 달라질 것”
“2022년 8월 취임하고 체코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해 지구 4바퀴 반을 돌았습니다. 관계자들 모두 최선을 다한 덕분에 체코 현대사 최대 규모의 사업 참여 기회가 열렸습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8일 서울 중구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수주에 성공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아직 정식 계약과 실제 공사 과정 등에서 어려움이 많이 남아있다”며 “2036년 완공까지 한수원과 협력 업체가 모두 한뜻으로 달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주는 세계 2위 원전 가동국인 프랑스가 경쟁 상대였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성공을 예단할 수 없었다. 황 사장은 수주 성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적기 시공 능력’을 꼽았다. 그는 “원전은 6년 만에 짓겠다고 해놓고 공사가 길어지면 은행 이자만 해도 엄청나다”며 “그런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프랑스를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전 인근 주민과의 관계도 힘이 됐다. 그는 “주민 반대가 거의 없었다”며 “원전 건설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지역 협의회와 지자체장 등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수주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협력 기관들과 함께 이겨냈다. 민관이 함께 구성한 ‘팀코리아’는 2021년 2월부터 한수원 경주 본사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각 기관에서 파견된 80명의 인원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현지 물가와 견적 등을 철저히 조사해 경쟁사와 달리 3차례의 입찰 마감 기한을 한 번도 넘기지 않았다. 황 사장은 향후 원전 수출 확대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원전을 6기 운영하는 체코가 우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유럽 국가들이 한수원을 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며 “대형 원전의 신규 모델 개발 등으로 원전 10기 수출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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