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리스크 커져…투자 결정 시 면밀하고 철저한 사업성 검토 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9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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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사장단 회의 엄숙한 분위기 속 진행

신동빈 회장

“주요 투자 의사결정 시 더욱 면밀하고 철저한 사업성 검토를 해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강력한 실행력 발휘”를 임원진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고금리, 지정학적 이슈 등 외부 리스크가 과거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지만 경영 목표 달성, 재도약을 위해 경각심을 높여달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부진을 타개할 하반기 경영 방침으로 △기존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 △미래 성장을 위한 고부가 사업 확대 △재무 건전성 관리 강화 등 4가지를 주문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된 VCM에는 신 회장과 사업군 총괄대표 및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도 지난해부터 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 전무를 최근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경영 승계에도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신 전무는 ‘미래 먹거리’ 등에 관한 질문에 옅은 미소만 지은 채 빠르게 회의 장소로 이동했다. 회의 도중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별도 발언은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VCM에서는 ‘스타트업의 위기 극복·재도약 사례‘ 주제의 외부 강연과 상반기(1~6월) 경영 실적 점검, 하반기(7~12월) 경영 방침 공유, 사업군별 경영 전략 발표 등이 다뤄졌다. 그룹의 전반적인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이노베이트가 AI를 활용한 실행력 강화 전략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신 회장은 ‘혁신자의 딜레마’를 인용해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며 “기존 사업에서 본원적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VCM에서도 신 회장은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혁신의 수단으로 꼽았다. 이와 더불어 올해 상반기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한 인도 및 동남아시아의 사업을 소개했다.

신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그룹 전반에 고부가 사업 확대를 주문했다.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 등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 노력을 예시로 들었다.

그룹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던 이날 VCM은 시종일관 엄중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롯데그룹의 캐시카우였던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021년 1조5356억 원 영업이익을 냈는데, 2022년에 7626억 원 적자, 2023년 3477억 원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롯데케미칼은 135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올해 2분기(4~6월) 롯데케미칼이 481억 원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한다.

롯데그룹은 VCM 회의에 앞서 스타트업 행사인 ‘2024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를 열었다. 롯데 경영진이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동시에 이들과 신규 사업 및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행사에는 AI 기반 콘텐츠 제작, 사물인터넷 기반 초소형 점포,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16개 유망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롯데#신동빈#v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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