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美 대선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지키는 방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3일 03시 00분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피격 사건 이후 그의 높아진 당선 가능성이 금융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빅테크’들이 숨고르기에 나선 반면, 금융과 에너지 등 규제 완화 관련 분야가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은 세계 경제가 분절화함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 건설, 기계, 방산 등 종목이 상승한 반면 이차전지 및 친환경 종목 등은 약세를 보였다.

올해 정책 불확실성은 예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 후보 재집권 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자산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길어지면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 후보가 천명하는 ‘미국 우선주의’의 핵심은 전략자산 설정이다. ‘4대 전략자산’으로는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핵심 광물(희토류), 의약품을 꼽을 수 있다. 전략자산은 미래 제조업 및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므로 경쟁 국가를 탈락시켜야 우위에 설 수 있다.

다행인 것은 한국 기업들이 전략자산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 광물은 부족하지만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의약품에서 앞서고 있다. 반도체는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9.1%를 갖고 있다. 한국보다 수출에서 높은 점유율을 지닌 국가는 중국과 홍콩이다. 다만 해당 국가에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음을 고려하면 한국의 실질 경쟁력은 더 높다.

이차전지는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7.6%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최대 경쟁자이긴 하지만, 미국의 대(對)중국 경제 조치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바이오헬스는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0%로 전략자산 중 비교적 하위권이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중 백신을 위탁 생산해 본 경험과 향후 기술투자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트럼프 재선 가능성 확대에 따라 막연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대규모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중인 탓에 정책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고, 동맹국들도 궁핍하게 만드는 자국 우선주의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내연차 정책을 다시 확대하거나 친환경 정책 예산을 축소할 경우 신사업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핵심 목표는 전략자산의 헤게모니 확보 및 경쟁국 견제이므로 전략자산의 중요성이 더 높아 보인다. 분야별 수익률은 미국 행정부 정책 방향의 영향을 받겠으나, 핵심은 이익과 펀더멘털이다.

다만 하반기 대선 불확실성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필요하다. 중장기 관점에서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포트폴리오를 지킬 전략은 미국 장기 정책 기조에 베팅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전략자산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이에 따라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헬스 위주로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

#미국 대선#포트폴리오#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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