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2019년 파리에어쇼서 11조 규모 계약
이번에 영국에어쇼 현장서 역대 최대 규모 항공기 딜(deal)
400석 B777-9 20대·325석 B787-10 최대 30대 규모
조원태 회장, 유럽 주요 에어쇼 현장 항공기 딜 무대로
“오는 2034년까지 203대 규모 친환경 기단 완성”
조 회장 “승객 편의·효율 개선·탄소 저감 기여”
국내 항공사 최초로 차세대 항공기 보잉 787-10을 도입한 대한항공이 기단 현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한 번 해외 에어쇼 현장에서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 조원태 회장은 2019년 파리에어쇼 현장을 찾아 11조 원 규모 항공기 구매계약을 맺었고 이번에는 영국에어쇼 현장으로 날아가 5년 전보다 많은 물량의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해외 주요 에어쇼 현장을 항공기 거래 무대로 활용하는 조 회장의 ‘에어쇼 딜’ 경영이 인상적이다.
대한항공은 22일 영국 햄프셔주에서 개막한 ‘판버러 국제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 현장에서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BOEING)과 총 50대 규모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신 중대형 기종인 ‘B777-9’ 20대와 ‘B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 등을 구매하기로 했다. 체결식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 보잉 상용기부문 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한국에서는 대한항공이 보잉으로부터 이전 계약(2019년 파리에어쇼 딜) 물량인 B787-10 1기를 국내 항공사 최초로 도입했다. 차세대 항공기 첫 기체 도입과 새 물량 계약이 거의 동시에 이뤄진 셈이다.
이번 계약은 대한항공 역대 최대 규모 항공기 구매 프로젝트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해당 물량에 대한 항공기 구매가 확정될 경우 총 3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에어버스와 체결한 A350 33대 계약 규모는 약 18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도입을 추진하는 B777-9와 B787-10은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다.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기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B777-9의 경우 B777 계열 항공기 중 가장 안정적이면서 효율적인 항공기라고 한다. 탄소복합소재로 이뤄진 날개가 기존 B777계열 항공기보다 길어 연료효율이 1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운항거리는 1만3000km 이상으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전 지역을 직항으로 운항할 수 있다. B777-9는 B777계열 항공기 중 동체 길이도 가장 길다. 좌석 수는 400~420석 규모로 에어버스 A380(407석)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항공기가 된다. 기단 운영 효율화 일환으로 향후 B777-9가 보잉 B747-8i(368석)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한항공 기단에 합류한 B787-10은 B787계열 항공기 중 가장 큰 항공기로 먼저 합류한 B787-9보다 동체길이가 5m가량 길고 승객과 화물은 15% 더 수송할 수 있다. B787계열 항공기는 차세대 여객기로 평가 받는 기체로 ‘드림라이너’라고 불린다. B787-10은 드림라이너의 플래그십 항공기로 볼 수 있다. 주요 동체 부품 탄소복합소재 사용 비중이 50% 수준으로 B777계열(약 12%)보다 크게 늘려 무게를 줄였고 연료 효율을 개선했다. B777-200과 비교해 연료 효율을 25% 이상 향상시켰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B777계열 항공기는 시간당 6000~7500리터의 연료를 사용하고 B787계열은 4900~5600리터 수준의 연료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보잉 차세대 기종 도입은 대한항공 기단 확대와 고객 편의 업그레이드라는 전략적 목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항공기 구매 계약이 승객 편의와 운항 효율을 제고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크게 저감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장기적인 노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보잉 항공기(B777-9 20대, B787-10 30대) 구매 MOU 물량 외에 에어버스 A350계열 항공기 33대와 A321네오(neo) 50대 등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34년까지 첨단 친환경 항공기 기단을 총 203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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