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이끌던 경영쇄신·신사업 등 제동 우려 커져
"기업 방만 경영 본보기 될 수도…의사결정 늦어질 것"
‘뒤숭숭함을 넘어 참담한 심정’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구속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향후 사업 추진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양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카카오는 검찰이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당시 경영 쇄신 및 신사업 추진 등에 문제가 없을 거라는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구속영장 발부 이후에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만큼 카카오가 받은 충격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내에서도 구속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고,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추진 중인 경영쇄신 일선에 서있던 만큼 공백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 구속의 여파로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사업혁신이 뒷걸음질치거나, 일부 자회사들이 정리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구속이 카카오에게 여러가지 타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세팅이 돼있는 사업들은 어느 정도 진행될 수 있겠지만, 김 위원장이 쇄신의 키를 계속 잡고 있었던 만큼 여러 방면에서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 내부에서는 재판부가 김 위원장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언급한 ‘도주 우려’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의문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는 “구속 사유가 증거 인멸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미 사회적으로 얼굴이 알려져 있고 신분이 확실한 기업 총수가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도 있다”며 “카카오 내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데, 더 나아가 참담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또한 김 위원장의 구속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경영 쇄신 몇 성장에 중장기적인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공백으로 인해 신사업 진출, 투자, 계열사 상장 등이 전면 제동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 사법 리스크의 핵심 중 하나는 국민들이 만들어준 기업인 카카오에 국민들이 분노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빅테크 기업의 육성이 중요하다 해도 과도하게 방만한 경영에는 칼을 댄다는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카카오는 해외 진출이나 AI 등 기술 혁신 등에 더 발 빠르게 나섰어야 했다. 이제는 총수인 김 위원장까지 구속되면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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