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앞으로 상당 기간 저가 제품을 쏟아낼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 등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간한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 기준 중국의 수출 단가(상품당 가격)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8월 중국의 수출 단가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대 낙폭(전년 동기 대비 13.9%)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도 중국의 수출 가격 내림세는 다른 주요 국가보다 더 가파르다. 올해 1∼4월 중국 수출 단가 감소율은 10.2%로 세계 평균(2.6%)보다 컸다.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 물량은 8.7%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저가 제품 밀어내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내수 부진에 과잉 생산된 자국 생산품을 수출로 돌리는 전략을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고수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와 낮은 생산자 물가 덕분이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이 수출 선복(해상운송 적재 공간)을 싹쓸이하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은 해상 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을 겪고 있다. 도원빈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로 이런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수직계열화 등을 통해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전기차, 배터리 등 산업에선 (중국의 밀어내기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으론 중국을 앞서기 어려운 만큼, 수출 제품을 기술 우위가 있는 고급·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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