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교섭 잇단 결렬…파업 16일째, 장기화 조짐
노조, 대표 교섭권 만료 눈앞…이달 합의 가능성도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15일 만에 대화를 재개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향후 교섭 타결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앞으로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창사 이래 55년 만의 첫 파업은 자칫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 단 노조가 다음달 초 대표교섭권을 상실할 수 있어, 이달 말 ‘집중 교섭’을 통해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사측은 전날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제9차 임금교섭에 나섰지만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 5월28일 8차 교섭 이후 두 달만에 교섭을 재개했지만 공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삼노는 전 조합원 5.6%(기본 3.5%·성과 2.1%) 임금 인상과 성과금 제도 개선(EVA→영업이익), 파업 참여 조합원에 대한 보상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요구안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정한 5.1%(기본 3%·성과 2.1%) 인상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당초 전삼노는 8차 교섭 때만 해도 6.5% 임금 인상안을 내놨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5.6%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사측은 5.1% 인상안에서 절대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노사가 9차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전삼노는 당초 예고한 대로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총파업은 16일째를 맞아 자칫 장기화 조짐마저 엿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달 말 양측이 극적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전삼노는 내달 4일 대표교섭권이 만료되는 만큼 사측에 제안한 오는 29~31일 집중 교섭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다. 전삼노는 지난해 8월 사측과 임금 관련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대표교섭권을 얻었다.
전삼노의 대표교섭권은 내달 4일까지 보장 받는데 이후 교섭권이 상실되면 파업 쟁의권도 사라질 상황에 노출된다. 이렇게 되면 파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단 대표교섭권은 1년 기한이 끝나더라도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삼성전자의 다른 노조들이 이의 제기를 할 경우에 다시 교섭권을 확보해야 한다.
전삼노가 사측에 집중 교섭을 요구한 것도 대표교섭권 만료 전까지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 대표교섭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전삼노 집행부는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8월 5일 변경사항이 생길 수 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그 기간 안에 (교섭을) 끝내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기준 삼성전자 전삼노 조합원 수는 3만5139명으로 삼성전자 국내 직원수의 29.2% 수준이다. 특히 전삼노 조합원의 90%는 반도체(DS) 부문 소속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 합의가 지연되면 노조도 불리해지는 만큼 이달 말 교섭에서 일부 조정이 이뤄져 타협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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