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6시간만에 ‘예치금 이자율 4%’ 철회… 과열 경쟁 ‘촌극’[시장팀의 마켓워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5일 03시 00분


거래소들 이용료율 높이기 신경전
당국 압박에 “추가 검토” 없던일로
“경쟁 매달리다 신뢰 잃어” 지적

가상의 비트코인 동전 2021.2.24. 뉴스1
가상의 비트코인 동전 2021.2.24. 뉴스1

“예치금 이용료 연 4% 상향 조정을 철회하게 됐습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은 23일 오후 11시 58분 자사 홈페이지에 예치금 이용료율 상향 결정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오후 5시 50분 예치금 이용료율을 2.2%에서 4%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6시간 만입니다. 예치금은 투자자가 가상자산을 사기 위해 코인거래소의 제휴은행 계좌에 넣어 두는 돈입니다. 이달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는 고객들에게 예치금에 대한 이용료(이자)를 지급하는 게 의무화됐습니다.

빗썸은 이용료율 상향 철회는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 예금 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이용료율로 인해 시중 자금이 가상자산거래소로 몰릴 것을 당국이 우려했던 것이죠. 또 제휴은행이 아닌 가상자산거래소가 이용료를 직접 지급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빗썸은 제휴은행인 NH농협은행이 지급하는 2.0%에 얹어서 회사 잉여금을 통해 고객들에게 추가로 2.0%의 이용료를 지급할 계획이었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2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실무자들을 소집해서 예치금 이용료율 산정 방식을 점검하는 등 창구 지도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업계는 이번 소동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과도한 경쟁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거래소들이 너도나도 이용료율 높이기에 나섰던 것이죠. 19일 업비트가 처음 연 1.3%의 이용료율을 공지하자 빗썸은 즉각 2.0%를 제시했습니다. 업비트는 2.1%로 수정 공지를 냈고, 빗썸도 연 2.2%로 대응했습니다. 코빗도 연 2.5%의 이용료율을 제시하면서 경쟁에 참전했습니다.

빗썸의 이번 이용료율 인상 철회로 거래소 간 경쟁은 일단락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의 신뢰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빗썸#예치금#이자율 4%#철회#과열 경쟁#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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