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16조4233억 분기 최대
고부가제품 HBM 매출 250% 늘어
하반기에도 메모리 호황 유지 전망
5세대 HBM 3분기중 양산 계획
SK하이닉스가 6년 만에 5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 12단 제품 양산을 3분기(7∼9월)에 시작하며 상승세를 내년까지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25일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4∼6월) 매출 16조4233억 원, 영업이익 5조4685억 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이던 2018년 3분기(6조4724억 원) 이후 6년 만에 5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호실적은 수익성 높은 고부가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어난 덕분에 가능했다. 일반 D램보다 수익성이 높은 HBM의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80%, 전년 동기 대비 250% 늘었다.
낸드플래시 사업에선 AI 서버 저장장치로 쓰이는 eSSD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0%가량 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AI 서버는 전력 소모가 심한 만큼 전력 효율성이 높고 고용량인 eSSD에 대한 수요가 크다. 또 낸드 제품 전반의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이어지며 낸드 사업에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반기(7∼12월)에도 AI를 중심으로 한 서버 수요가 주도하는 메모리 시장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PC와 모바일은 AI PC와 AI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완만한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 2017∼2018년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버 교체 주기가 도래해 일반 서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력 소모가 큰 AI 서버 투자가 늘면서 일반 서버를 전력 효율이 좋은 신규 서버로 교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실적 발표 후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올해와 내년 서버용 D램은 20% 중반의 수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낮은 가동률을 보이는 D램의 수요가 예상대로 늘어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담당은 “내년 D램의 수요 회복이 가속화된다면 HBM보다 수익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67조8957억 원, 22조7395억 원에 달한다. 매출이 지난해 두 배가 넘고,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의 영업이익(20조8437억 원)보다 많다.
SK하이닉스는 5월 엔비디아에 샘플을 보낸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 중 양산할 계획이다. 공급은 4분기(10∼12월) 시작해 내년 수요가 크게 늘어 상반기(1∼6월) 중 12단 공급이 8단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투자 규모도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M15X 공장,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공장 등을 예정대로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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