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 깨져
건설투자-설비투자 모두 뒷걸음질
한은, 연간 성장률 전망은 2.5% 유지
올해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0.2% 역성장했다. 높은 물가로 내수가 위축된 데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늘어난 탓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하반기(7∼12월)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수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유지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GDP 증가율은 ―0.2%로 집계됐다.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 건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2분기 성장률이 뒷걸음질 친 건 내수 부진 영향이 컸다. 내수를 보여주는 민간 소비는 승용차와 의류 등 재화 소비가 줄어들며 0.2% 감소했다. 민간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건 지난해 2분기(―0.3%) 이후 1년 만이다. 다만 정부 소비가 0.7% 늘어나며 민간 소비 감소분을 일부 메웠다. 투자는 건설과 설비에서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이 줄어들어 ―1.1%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2.1% 뒷걸음질 쳤다.
수출이 소폭 늘었지만 수입이 더 크게 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0.9% 증가했지만 원유와 석유제품 등을 비롯해 수입이 더 크게(1.2%) 늘어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로 나타났다. 순수출이 전체 성장률을 0.1%포인트만큼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한은은 2분기 성장 부진에도 연간 2.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5월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전망치를 유지한 셈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되며 내수도 완만히 회복될 것”이라며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수출 중심 회복세가 아직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한 측면이 있는 만큼 정책적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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