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 세계 10대 수출국 중 최고
반도체-자동차 쌍끌이 호조 힘입어
사상 첫 연간 7000억달러 돌파 기대
한일 수출액 격차 35억달러까지 줄어
올 들어 5월까지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일본 등을 제치고 세계 5위 수출국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8일 국제 금융정보회사 CEIC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지난해 동기 대비 수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9.9%)으로 조사됐다. 10대 수출국 중 올해 수출액이 증가한 국가는 절반에 그쳤다. 특히 한국의 수출 증가세는 멕시코(4.4%), 미국(1.4%), 중국(0.1%), 이탈리아(0.1%) 등을 크게 웃돌았다. 일본(―3.2%)과 독일(―0.1%), 프랑스(―1.2%), 네덜란드(―5.3%) 등은 수출이 감소했다. 세계 10대 수출국에는 중국과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한국, 멕시코, 홍콩 등이 포함된다.
올해 한국의 수출 실적이 두드러지는 것은 인공지능(AI) 붐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확대된 데다 친환경차 인기로 자동차 수출까지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 침체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23.7% 급감하면서 연간 수출 실적(6322억 달러)이 2022년(6836억 달러)보다 500억 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1∼5월과 같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한국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일본 등을 제치고 세계 5위 수출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전 세계 8위로 7위 프랑스(6481억 달러)나 6위 이탈리아(6767억 달러), 5위 일본(7173억 달러)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는 한일 양국 간 수출액 격차가 거의 없어진 상태다. CEI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한국의 수출액은 3348억 달러로 지난해(3070억 달러)와 비교해 9.0%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수출은 338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6% 감소하면서 양국의 격차는 역대 최소인 35억 달러까지 좁혀졌다.
하반기(7∼12월)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한국은 연간 수출액 기준으로 단 한 번도 넘어선 적 없는 일본을 앞지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일 양국의 수출액 격차는 2008년 3599억4300만 달러로 역대 가장 크게 벌어진 뒤 조금씩 격차가 줄고 있다. 특히 2022년(632억4000만 달러)과 지난해(850억3500만 달러)에는 격차가 1000억 달러 이하로 더 좁혀졌다.
정부는 올 한 해 역대 최대인 7000억 달러 수출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민관 합동 수출확대대책회의에 참석해 “하반기에도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흐름과 글로벌 교역량 확대 전망 등에 따라 수출 성장세와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무역금융 확대, 기업 수출 지원을 위한 산업전시회 개최 등을 통해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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