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분할매수펀드-ETF 통해 분산투자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30일 03시 00분


美 대선, 현재 증시에서 최대 이슈
후보마다 정책 방향 제각각
특정 상품 집중 투자는 위험
만일 대비 파킹통장 등도 고려를


이지은 SC제일은행 반포WM센터 부장
이지은 SC제일은행 반포WM센터 부장
Q. A 씨는 지난해 연 4%대에 가입한 정기예금 만기를 앞두고 고민이 커졌다. 현재 예금 금리가 3%대 초반까지 떨어져 지난해만큼 가입할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주식 투자로 손실 경험이 있는 데다 연초 매수한 장기채권도 금리 인하 기대감에 마이너스(―) 상태다. A 씨는 남은 하반기(7∼12월) 동안 어떻게 투자 전략을 짜야 할지 궁금하다.

A. 지난해까지는 고금리 정기예금에 가입해 높은 수준의 이자 수익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연초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중금리가 전년보다 상당히 낮아졌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 초 전망한 수준(연 7회)보다 크게 줄어든 연 1, 2회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채권 투자 성과는 기대치를 밑돈 반면 실적 상승에 기반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주식 수익률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올 하반기 증시의 향방을 결정지을 최대 이슈는 미국 대선이다. 일반적으로 대선 날짜에 가까워질수록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가 많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지난달 말 대선 후보 토론회 이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고, 이후 미 국채 금리와 빅테크 주식이 모두 상승했다. 통상 미 국채 금리가 오를 때 주식시장에서는 기술주 위주로 약세를 보여 왔는데 기존과 다른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대선 후보에 따라 정책 방향은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섣부른 판단보다는 냉정한 시선으로 대선 정국의 변동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긍정적인 대목은 미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놀랄 만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가도 안정세를 찾아가는 추세라 연준이 적절한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경기 여건은 개선될 수 있다. 대선 판도에서 우위를 보이는 트럼프가 내건 ‘법인세 인하’ 카드는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해줄 것이다. 반면 지나친 미국 우선주의는 한국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A 씨 보유 자금의 30%는 ‘분할매수형 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 상품은 주식 투자 비중을 낮게 유지하다가 특정 밴드를 하락, 상승할 때 주식 비율을 약 3∼5%씩 점차 늘려가는 콘셉트다.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기 적절한 상품이라 볼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자산의 20% 정도는 ‘자산배분형 펀드’에 넣어 투자 저변을 넓힐 필요가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저조한 채권 성과 △유럽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로화 약세 등 예상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특정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자산배분형 펀드는 실적이 양호하거나 배당성향이 꾸준히 높은 기업, 금·구리 등 원자재, 글로벌 국채·회사채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라 현 시점에서 적절한 상품으로 판단된다

전체 자산 중 20%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통상 ETF는 20∼30개 이상의 종목을 골고루 담고 있어 위험을 분산시키기에 효과적이다. 지수, 특정 업종뿐 아니라 분배금을 매달 지급하는 ETF도 출시된 만큼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택하기도 용이하다. 종가 매수·매도만 가능한 펀드와 달리 시장가, 지정가 등 거래 방식 역시 유연하다는 장점도 있다. 목표 수익률을 설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매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머지 자산(약 30%)은 만약의 상황을 고려해 고금리 파킹 통장, 수시입출금 통장 등에 넣어둘 것을 제안한다. 현재 출시된 상품들을 잘 살펴보면 연 4%까지 지급되는 파킹통장을 찾을 수 있다. 향후 용처가 정해진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변동성 구간에 투자 재원으로도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겁에 질려 투자를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점이 투자할 절호의 기회였다. 올해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을 비롯한 기술주가 이미 큰 폭으로 상승해 고민만 하다가 섣불리 투자를 못 한 이들이 많다. 변동성 탓에 하반기 자산 시장이 안갯속처럼 보이지만 투자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면서 냉철한 판단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올 상반기(1∼6월)보다 기대 수익률을 소폭 낮춰 접근한다면 좋은 투자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분할매수펀드#etf#분산투자#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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