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10억 로또로 불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 300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몰렸다. 예상치보다 크게 웃도는 전례 없는 수치다. 이를 두고 큰 시세차익에 수요가 몰렸다는 시각도 있지만,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3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9~30일 진행된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294만 4780명이 신청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올해 2월 진행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3가구 무순위 청약에 접수된 101만 3456명이었다.
당초 100만~150만 명 수준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홈페이지 접속 장애가 발생하며 청약 마감시한을 연장하는 일도 일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7년 전 가격이니 자금 마련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한 영향이 크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경쟁률이다. 실수요는 물론 투기수요까지 모두 몰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이처럼 큰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몇년간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한몫했다. 동탄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반도체 클러스터의 배후 주거지 입지라는 인식 등으로 인한 집값 급등이 있었던 곳이다.
지난 2월에는 동탄 아파트 사상 최고가인 20억 원 이상 실거래가가 나오기도 했다. 동탄역 롯데캐슬은 분양가가 4억 8200만 원인데 반해, 시세는 15억 원대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동탄은 기본적으로 가진 인프라에 비해 고평가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는 신축이 많은 만큼 선호가 높을 수밖에 없고 GTX 등과 맞물리며 집값이 올라갔다. 하지만 그다음 단계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데, 동탄 지역이 신축 이미지가 사라졌을 때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무순위 청약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승현 대표는 “수도권의 주택 공급이 부족한데, 이렇게 무순위로 나오는 물량은 굉장히 귀하다”며 “그런 상황에서 전국에서 누구나 청약을 넣을 수 있으니 실제로 집이 필요한 수도권 무주택자들은 집을 가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주택 수나 거주 요건을 거는 등 허들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300만 대 1이라는 경쟁률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 시세차익을 크게 거둘 수 있으니 이런 병폐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세차익의 일정 비율은 국민주택 채권을 사도록 하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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