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10년만의 부활… “국민 자산 증식에 보탬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1일 03시 00분


[동아경제가 만난 사람] 우리투자증권 남기천 대표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 뒤 재탄생… “최저 수수료 S클래스 펀드 판매
예금자 보호 발행어음 등이 경쟁력… 혁신기업 돕는 금융사 되고 싶어”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에 혁신 DNA가 사라지고 있다”며 “혁신 기업이 탄생하는 데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에 혁신 DNA가 사라지고 있다”며 “혁신 기업이 탄생하는 데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우리투자증권이 10년 만에 다시 태어났다. 예금자 보호가 되는 발행어음, 낮은 수수료의 펀드슈퍼마켓 등을 내세워 증권가의 ‘메기’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60·사진)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0만 명에 달하는 우리금융그룹 고객을 넘어 국민들의 자산 증식에 보탬이 되는 금융사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 대표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대체투자본부장,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 우리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치며 35년 동안 금융맨으로 활약해 왔다.

우리투자증권은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된 뒤 사명(NH투자증권)을 바꾸며 자취를 감췄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과 함께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최우선 과제로 택했고, 이 같은 행보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공식화됐다.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다시 탄생시켰다.

남 대표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이 지닌 장점들이 우리투자증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포스증권은 ‘펀드슈퍼마켓’ 운영 회사로 국내에서 수수료가 가장 낮은 ‘S클래스 펀드’를 단독 판매하고 있다. 우리종금은 국내에서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유일하게 갖고 있는 업체다. 그는 “펀드슈퍼마켓만 팔 수 있는 S클래스 펀드는 선취 판매 수수료가 없으며, 판매 보수도 다른 클래스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며 “우리종금이 판매하는 발행어음도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어 경쟁사가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출범 이후에도 펀드슈퍼마켓의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기존의 펀드슈퍼마켓 운영 취지를 그대로 승계해 국내에서 펀드를 가장 저렴하게 파는 플랫폼으로 이어갈 생각”이라며 “공모펀드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는 건 맞지만 연금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 중인 만큼 펀드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하반기(7∼12월) 중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담은 슈퍼앱 ‘뉴원’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남 대표는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 중 슈퍼앱 안에서 모바일거래시스템(MTS)이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상이 나날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증권업은 이 같은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합병 전 두 회사의 지점이 많지 않고 그룹 차원의 정보기술(IT) 경쟁력이 뛰어난 만큼 토스증권 등을 벤치마크해 디지털에 특화된 증권사로 키우기에 (우리투자증권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한국 경제에서 ‘혁신 DNA’가 사라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벗어나 미국 등 해외 증시로 투자처를 옮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산업군이나 기업이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며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이 혁신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금융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남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기업 밸류업 정책을 마련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기업들이 외면해왔던 주주 친화적 정책을 주요 어젠다로 설정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며 “밸류업 정책이 장기간 일관적으로 추진된다면 한국 증시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남기천 대표#부활#국민 자산 증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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