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에 법인세 16조원 줄어
종부세-증권거래세 수입도 감소
이대로 가면 연말까지 30조 결손
올해 들어 6월까지 정부가 걷은 세금이 1년 전보다 10조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6월까지는 1년 세수 목표치의 절반 이상이 들어오는데 올해는 반도 못 채웠다. 남은 기간 작년만큼 세금이 걷힌다고 해도 30조 원 이상이 부족해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확실해졌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6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1∼6월 국세 수입은 총 168조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조9800억 원(5.6%) 줄었다. 올 한 해 세수 목표치(367조3000억 원)의 45.9%에 해당하는 액수다. 56조 원의 세수 펑크가 난 지난해엔 반년간 당초 목표치의 44.6%를 걷었는데, 올해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최근 5년간 평균 진도율(52.5%)에 비해 속도가 현저히 더딘 것이다.
세수가 덜 걷힌 주요 원인은 법인세였다. 6월까지 법인세 수입은 30조7000억 원에 그쳐 1년 전보다 16조1000억 원(34.4%) 줄었다. 지난해 경기 부진에 기업 실적이 악화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법인세 0원’ 기업이 많아진 탓이다.
자산 관련 세금도 주는 추세다. 이 기간 종합부동산세는 1조2000억 원 걷혀 1년 전보다 4000억 원(27.4%) 줄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종부세 기본 공제액을 늘리고 부동산 공시가격을 크게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 증권거래세율이 내려가며 증권거래세 수입도 3000억 원(9.5%) 줄었다.
반면 소비가 늘면서 부가가치세는 41조3000억 원 걷혀 1년 전보다 5조6000억 원(15.7%) 늘었다. 소득세 수입도 2000억 원(0.3%) 증가했다. 고금리 여파에 이자소득세가 늘고 취업자 수가 증가하며 근로소득세를 내는 인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세수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7∼8월 국세 수입 현황을 살펴보고 세입예산을 새로 짤지 정하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올 하반기(7∼12월) 작년만큼 세금이 걷히더라도 33조1000억 원이 비게 된다. 다만 근로소득세, 양도세, 법인세 중간예납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아지면 결손 규모는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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