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대비 저렴한 비용에 청년층 선호…하루 3000원꼴
이심 단말 보급 확대에 SIM 이용률 나홀로 상승
통신사 로밍은 비싼 가격, 요금 폭탄 등 우려에 하향세
#2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태국으로 떠나는 여름휴가에서 인터넷 사용을 고민하던 중 친구의 추천에 따라 이심(eSIM)을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통화가 편리한 통신사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까 잠시 고민이 됐지만 요금 부담이 앞선다. 결국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QR코드로 다운로드 받아 간편히 쓸 수 있는 이심을 선택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해외에서 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통신사 로밍 대신에 유심·이심을 이용한 ‘SIM 방식’을 선호하는 20대~30대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유심의 단점을 줄이고 로밍의 장점을 갖춘 ‘이심’ 서비스가 본격화된 영향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1일 이동통신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에서 지난 1년 내 해외 방문 경험자 3264명에게 현지에서 휴대폰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물어본 결과 ‘SIM(유심·이심) 구입’이 42%로 가장 많았고 이어 ‘통신사 로밍(33%)’, ‘포켓 와이파이(16%)’ 순이었다.
SIM 방식의 이용률은 전년 상반기 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로밍은 전년과 동일했고, 포켓 와이파이는 4%포인트 감소했다.
SIM의 나홀로 상승에는 저렴한 비용과 청년층의 선호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자가 지출한 하루 평균 비용은 SIM 방식이 3096원으로 통신사 로밍(5343원), 포켓 와이파이(4135원)에 비해 각각 42%, 25% 저렴했다. SIM 방식의 하루 데이터 사용량(1.35G)이 로밍(0.99G)이나 포켓와이파이(1.33G)보다 많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다.
이용자 연령대별로 SIM 방식은 20대(56%), 30대(61%) 청년층의 이용률이 높았다. 통신사 로밍은 50대(43%)와 40대, 60대 이상(각각 40%)에서 높았으나 30대(24%), 20대(20%)는 현저하게 낮았다.
후발 주자인 이심의 보급 확대도 SIM 방식의 강세에 한몫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심은 서비스 시작이 2년이 채 안 됐음에도 유심과 로밍의 장점을 합쳐 이른바 MZ세대(1980, 90년대생) 청년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심은 심 카드가 휴대폰에 내장된 다운로드 방식이기 때문에 유심처럼 칩을 갈아끼울 필요가 없어 심 카드 분실 위험이 없다. 로밍처럼 국내 통신사의 통화, 메시지 기능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심이 현재는 일부 최신 기종에 국한됐으나, 이심 사용 가능 휴대폰이 늘어날수록 SIM 방식이 해외 데이터 이용의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청년층에서 이동통신3사의 ‘로밍’ 이용률은 하향세다. 데이터 공유 가능 상품 출시, MZ세대를 겨냥한 요금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20, 30대의 로밍 이용률은 전년 27%에서 22%로 하락했다. 이들은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 ‘비싼 가격(58%)’, ‘예기치 못한 요금 폭탄 우려(46%)’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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