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총인구 3년 만에 깜짝 반등한 까닭[황재성의 황금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3일 08시 00분


1: 저출산으로 내국인 줄었지만 외국인 크게 늘어
2: 수도권 집중 가속화…외국인도 수도권에 밀집
3: 1인 가구 폭증에 가구당 인원 2.21로 역대 최저
4: 지은 지 30년 넘은 주택 500만 채로 급증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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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가운데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서 국내 인구가 3년 만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사진은 1994년에 만들어져 서울 중구 흥인동에 세워진 조형물 ‘환상의 가족’. 동아일보 DB
‘3년 만의 깜짝 반등’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대부분의 언론이 붙인 헤드라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구는 5178만 명으로 전년보다 0.2%(8만 명) 늘어났습니다.

국내 인구는 출산율의 빠른 하락에 따라 2020년 5183만 명에서 2021년 5174만 명으로 줄었고, 2022년 다시 5169만 명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것입니다.

고령화와 함께 저출산이 대한민국에 발등의 불이 된 지는 오래됐습니다. 특히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는 ‘예고된 재앙’이라 불리며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시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실제로 현재처럼 인구 감소가 진행되면 2040년경 국내 집값이 장기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한성대 이용만 교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한국의 초저출산·초고령화와 부동산시장’에서 내놓은 분석 결과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 추세대로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2039년까지는 주택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런데 정점에 도달하는 2040년을 전후로 주택가격은 하락추세로 바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2020년 기준으로 전체 주택의 8.2% 수준인 빈집은 2040년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해 2050년에 전체 주택의 13%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빈집 증가는 주거 환경 악화와 함께 지역 슬럼화라는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가 다시 늘어났다는 소식은 반가운 얘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인구 증가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번 인구수 반등이 고용허가제(E-9) 확대 등으로 외국인이 늘어난 결과에서 비롯됐기 때문입니다.

통계청도 이에 대해 “지난해 인구가 소폭 증가했지만, 인구 감소세가 역전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통계청은 지난해 말 발표한 ‘장래 인구 추계’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국내 인구가 2024년까지 증가했다 2072년 3622만 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늘어날 외국인보다 줄어들 내국인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려진 전망치였습니다.

이밖에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는 부동산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내용들이 많습니다. 생활방식의 변화에 따라 가구원의 수 감소 추세가 더욱 뚜렷해졌고,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가구당 평균 인원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은 지 30년 넘은 주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이는 국가 공식 통계로서 정부의 다양한 주택 관련 정책과 각종 부동산 연구에 기본자료로 사용됩니다. 부동산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중요 내용을 톺아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천·충남 등 인구 증가…경북·광주·부산은 감소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 부산 광주 등 9곳은 인구수가 줄었다. 특히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울산 등 5곳은 최근 5년 간 계속해서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저출산의 여파로 지난해 말 문을 닫은 광주시 북구 운암동에 위치한 문화여성병원 모습이다. 동아일보 DB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는 5177만 명으로 전년(5169만 명) 대비 0.2%(8만 2000명) 증가했습니다. 저출산의 여파로 내국인은 4984만 명으로 전년(4994만 명)보다 0.2%(10만 1000명) 줄었습니다. 반면 외국인이 193만 명으로 전년(175만 명)보다 10.4%(18만 3000명) 늘어나면서 전체 인구수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성별로는 남자(2590만 명)가 여자(2587만 명)보다 조금 더 많았습니다. 연령대별 구성비를 보면 50대( 16.7%·864만 명)-40대(15.4%·798만 명)-60대(14.7%·761만 명)의 순으로 높았습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전체 인구의 50.7%(2623만 명)가 몰려 있었습니다. 이어 영남권(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에 23.4%(1262만 명), 중부권(대전+세종+강원+충북+충남)에 14.0%(724만 명), 호남권(광주+전북+전남+제주)에 11.0%(568만 명)가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17개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26.7%(1381만 명)로 가장 많았고, 서울(18.1%·938만 명)-부산(6.3%·328만 명)-경남(6.3%·327만 명)의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 1년 간 인천 충남 충북 세종 경기 대구 전남 제주 등 8개 시도의 인구는 늘었습니다. 반면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울산 경북 경남 전북 등 나머지 9개 시도의 인구는 줄었습니다.

특히 특·광역시 가운데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울산 등 5곳과 도 지역 가운데 경북 경남 전북 등 3곳은 최근 5년간 계속해서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끕니다.

229개 시군구별로 보면 지난해 인구가 전년보다 늘어난 곳(100개)보다 줄어든 곳(129개)이 더 많았습니다. 인구가 많이 늘어난 곳은 경기 화성시(4만 3000명)-인천 서구(4만 1000명)-경기 양주시(2만 7000명) 순이었습니다. 반대로 인구가 많이 줄어든 곳은 인천 남동구(1만 1000명)-경남 창원시(1만 명) 등이었습니다.

증감율로 보면 양상은 조금 다릅니다. 증가율이 컸던 지역은 경기 양주시(11.0%)-대구 중구(10.7%)-인천 서구(7.0%)-전북 완주군(6.6%)-전남 영암군(6.0%)-충남 계룡시(5.7%)의 순입니다. 반면 감소율이 큰 지역은 경기 포천시(-3.9%)-경기 광명시(-3.0%)-경기 동두천시(-3.0%)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지난해 총인구 증가를 이끌었던 외국인은 남자(109만 명)가 여자(84만 명)보다 25만 명 이상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30대(28.0%·54만 명)-20대(24.3%·47만 명)-40대(16.5·32만 명)의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외국인들은 58,.9%(114만 명)이 수도권에 몰려 있었습니다. 특히 경기 안산시(4.8%·9만 2000명)-화성시(3.4%·6만 6000명)-시흥시(3.2%·6만 2000명)-수원시(3.0%·5만 9000명) 등 수도권 서남부지역에 밀집해 있었습니다.

외국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시군구도 10곳이나 됐습니다. 충북 음성군(16.1%)을 시작으로 전남 영암군(16.1%)-경기 안산시(13.0%)-경기 포천시(12.%)-충북 진천군(11.9%)-경기 시흥시(10.9%)-서울 영등포구(10.7%)-경기 안성시(10.7%)-서울 금천구(10.4%)-서울 구로구(10.2%) 등입니다.

저출산에도 가구수는 계속 증가

저출산으로 인구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가구수는 꾸준하게 늘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핵가족화,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난 탓이다. 동아일보 DB
저출산에 따른 내국인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구수 증가세는 꾸준하게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총가구는 2273만 가구로 전년 대비 1.5%(34만 5000가구) 늘었습니다.

다만 연평균 가구수 증가율도 최근 들어 조금씩 낮아지고 있습니다. 2020년 2.8%에서 2021년 2.5%로 0.3%포인트(p) 줄어든 뒤 2022년엔 1.6%로 무려 0.9%p 감소했고, 지난해에 또다시 0.1%p 낮아졌습니다.

권역별로는 전체의 49.7%(1130만 가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었고, 영남권(24.8%·563만 가구)-중부권(14.4%·326만 가구)-호남권(11.2%·254만 가구)의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572만 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430만 가구)-부산(148만 가구)-경남(144만 가구)-인천(128만 가구)-경북(119만 가구) 등에 모두 100만 가구 이상이 밀집해 있었습니다.

가구당 평균 인원수는 2.21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5년 전 대비 0.22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통계청의 지표누리에 따르면 가구의 평균 가구원수는 1970년 5.2명에서 1980년 4.5명, 1990명 3.7명, 2010년 2.7명으로 꾸준히 줄었습니다.

그 결과 1985년부터 2005년까지는 4인 가구가 주된 가구 유형이었다면, 2010년에는 2인 가구, 2015년부터는 1인 가구가 주된 가구 유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는 출산율 저하와 핵가족화, 고령화 등에 따른 1인 가구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가 직격탄이 됐습니다.

이는 4인 가구 비율이 1990년 29.5%에서 2023년 3.3%로 감소한 반면 1인 가구 비율이 같은 기간 9.0%에서 35.5%로 급증한 데서 확인됩니다.

머무는 주택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거주 가구가 53.1%(1172만 가구)로 가장 많았고, 단독주택(28.4%) 연립·다세대(11.2%)의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거처 종류별 가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도를 보면 ▲단독주택은 전남(49.0%) ▲아파트는 세종(78.0%) ▲연립주택 및 비주거용 건물 내 주택은 제주(각각 9.5%, 2.7%) ▲다세대주택은 서울(19.0%) ▲주택 이외의 거처는 인천(9.1%)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파트는 늘고, 다가구주택은 감소

지난해 총주택은 1995만 채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이 79.2%로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세종시는 전체 주택의 87.1%가 아파트로 채워졌다. 사진은 세종시 전경이다. 동아일보 DB
지난해 총주택은 1955만 채로 전년 대비 2.0%(39만 채)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늘어난 총인구수(8만 명)나 총가구수(34만 가구)보다 많은 물량입니다.

연평균 주택 증가율은 1995년 5.4%에서 계속 감소해 2016년 2.0%로 낮아졌다가 이후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이후 다시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2021년에 1.5%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2022년(1.8%)에 또다시 반전한 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주택 종류별로는 아파트(1263만 채)를 포함한 공동주택이 1547만(79.2%)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단독주택은 387만(19.8%), 비주거용 건물 내 주택은 21만 채(1.1%)였습니다.

전년과 비교해 공동주택은 2.6%(39만 채)가 늘었지만 단독주택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공동주택 가운데에선 아파트가 3.0%(36만 3000채)로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단독주택 중에선 일반 단독이나 영업 겸용 단독은 각각 0.1%(2000채), 0.3%(1000채) 증가했지만 다가구단독이 0.4%(3000채) 줄었습니다.

전체 주택의 건축 시기를 보면 1990년대에 지어진 물량이 27.6%로 가장 많았고, 2010년대가 24.4%로 뒤를 이었습니다. 19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는 전체 아파트의 29.5%를, 연립·다세대 주택은 25.4%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지어진 지 20년 이상 된 주택은 1049만 채(53.7%)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30년이 넘은 주택도 504만 채(25.8%)나 됐습니다.

특히 30년 이상 된 주택 비율은 최근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로는 2.4%포인트(p) 늘었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8.3%p 증가한 셈입니다. 30년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재건축을 할 수 있는 기준 연한입니다. 앞으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주택 종류별로 보면 단독주택은 56.0%(216만 채)에 달하고, 아파트도 16.9%(214만 채)가 30년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립·다세대 주택(22.9%·65만 채)과 비주거용 건물 내 주택(44.3%·9만 채)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시도별로 지은 지 30년 이상된 주택 비율을 보면 전남(41.4%·35만 채)과 경북(35.7%·40만 채) 전북(34.4%·26만 채)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주거시설의 평균 연면적(지하층을 제외한 바닥면적의 합)은 일반 단독주택이 81.4㎡로 가장 넓었고, 아파트(74.3㎡)-연립주택(68.2㎡)-다세대주택(48.5㎡)의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1979년 이전에 지어진 경우 평균 면적이 79.2㎡에 달했습니다. 이후 시기별로 등락을 보이다가 2018년(73.7㎡)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2022년에는 68.9㎡까지 줄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에 69.9㎡로 다시 소폭 커졌습니다.

지난해 빈집도 153만 채로 전체 주택의 7.9%나 됐습니다. 전년 대비 5.7%(8만 3000채) 늘어난 규모입니다. 여기에는 신축 주택과 매매·임대·이사·미분양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도 포함됐습니다.

#인구주택총조사#국내 총인구#고령화#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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