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전력에 발목 잡힌 AI-반도체
전력난에 등장한 미래 데이터센터… EU, 우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진행
MS는 2년간 바닷속에서 가동 실험… “고장률, 지상보다 8분의 1 수준”
우주에 설치된 데이터센터, 바닷속에서 차가운 해수로 열을 식히는 데이터센터, 사막 한복판에서 태양광 에너지로 가동하는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경쟁력의 근원이면서 동시에 전력난의 주범인 데이터센터 관리 문제로 머리를 싸매는 기업들이 시도 중인 다양한 아이디어다. 데이터센터는 AI의 학습과 구현에 필요한 서버와 저장장치, 그리고 이를 외부와 연결하는 네트워크 설비가 갖춰져 있는데 모두 전기 소모량이 많은 장비다. 24시간 돌아가는 장비들은 열도 많이 발생시키는데 온도가 관리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냉각 기능을 포함한 공조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또한 전기 소모량이 만만치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기량이 글로벌 전기 소비의 4%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일부 국가와 기업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설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날씨 변화와 상관없이 24시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고 탄소 배출에 대한 부담이 적고, 냉각을 위한 별도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미래 데이터센터로 거론된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꽤 진지하게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EU가 프랑스 탈레스와 이탈리아 핀메카니카의 합작법인(JV)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를 통해 진행한 연구 용역 결과 우주 데이터센터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실제 가동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EU는 데이터센터를 우주 궤도에 배치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인데 2036년 10MW(메가와트) 용량의 데이터센터 건물 블록 13개를 우주에 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실제로 데이터센터를 우주로 보내 가동하며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8∼2020년 스코틀랜드의 오크니크섬 인근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실험인 ‘프로젝트 나틱’을 진행했다. 오크니크섬의 전력망은 100% 풍력과 태양광으로 운영된다. MS는 864대의 서버를 넣고 질소를 채운 길이 12.2m, 지름 2.8m의 원통형 데이터센터를 해저 36.5m 지점에 설치해 운영한 결과 해저 데이터센터의 고장률이 지상 데이터센터의 8분의 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MS는 규모를 확대한 해저 데이터센터 실험을 준비 중이며, 데이터센터용 소형모듈원전(SMR)을 짓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메타는 극지방과 가까운 스웨덴 룰레오에 데이터센터를 세웠다. 2013년에 세운 룰레오 데이터센터는 메타가 미국이 아닌 지역에 세운 첫 데이터센터다. 서늘하고 건조한 룰레오에 위치한 덕에 북극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수만 대의 서버를 식히는 것이 가능하다. 룰레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에너지는 인근 수력발전소에서 공급받는다. 메타는 2020년부터 신재생에너지로만 데이터센터를 가동 중이다.
반대로 사막을 찾는 기업들도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기업 스위치, 노바 등은 라스베이거스 사막에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일조량이 풍부한 사막인 만큼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에너지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에도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 등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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