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반도체 ‘메이드 인 USA’ 정책으로 전폭적 지지를 받아 온 인텔이 분기 손실이 2조 원에 달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20% 가까이 급락하고, 임직원의 15%를 구조조정한다는 비용 절감책도 밝혔다.
1일(현지 시간) 인텔은 올해 2분기(4∼6월) 매출 128억 달러(약 17조5600억 원), 순손실 16억1000만 달러(약 2조2000억 원)를 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줄어 시장 전망치(129억5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AI) 부문 매출이 30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31억4000만 달러)를 하회했다. ‘AI 낙오생’으로 올 들어 40% 가까이 주가가 급락한 인텔은 이날도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전장 대비 18.9%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성과는 수십 년간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 온 인텔의 극적인 쇠퇴를 드러낸다”며 “엔비디아, AMD 등 AI를 전문으로 하는 경쟁사들이 인텔의 (기존) 고객을 가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인텔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건 전략과 맞물려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인텔 왕국 재건’에 착수했지만 핵심 사업인 중앙처리장치(CPU)가 AI 흐름에서 엔비디아와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뒤처지고, 신사업인 파운드리도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인텔은 이날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했다. 임직원 15%에 해당하는 약 1만5000명 이상을 감원하는 한편 올 4분기(10∼12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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