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뛰고, 빌라는 하락… 경매도 양극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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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93.7%, 23개월만에 최고
낙찰 5채 중 1채 감정가보다 높아
오피스텔-빌라는 갈수록 떨어져


지난달 경매 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19주 연속 오르면서 경매 시장에도 훈풍이 옮겨간 것이다. 반면 서울 오피스텔과 빌라 낙찰가율은 전월보다 떨어지며 경매 시장에서도 아파트와 비(非)아파트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4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3.7%로 집계됐다. 2022년 8월(93.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7월 86.3%에서 지난해 12월 80.1%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공급난 우려에 매수세가 살아나자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낙찰된 서울 아파트 129채 중 27채(20.9%)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더라도 시세보다 저렴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용산구 원효로동 ‘산호아파트’ 전용면적 41㎡는 11억5237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8억3800만 원)의 약 1.4배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59㎡는 감정가의 1.3배인 22억3388억 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같은 단지에서 거래된 신고가(22억5000만 원)보다 불과 1612만 원 낮은 가격이다.

하지만 서울 오피스텔과 빌라 경매시장에는 온기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주거용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85.3%로 전월(86.1%)보다 감소했다. 빌라 낙찰가율 역시 82.6%에서 81.8%로 소폭 줄었다. 고금리와 전세사기 여파로 임차 수요가 줄면서 경매시장에서도 비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임의경매는 9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639건으로 2015년 4월(668건) 이후 가장 많았다. 기초자치단체별로는 구로구(195건), 광진구(41건), 강서구(39건) 등의 순이었다. 오피스텔과 빌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많은 지역인 점을 감안할 때 ‘영끌족’ 매물이 대거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3개월 이상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 채권자가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집값 상승기에 무리한 대출을 받았다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한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한동안 임의경매 매물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양극화#경매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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