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사 대표, ‘사업 개편’ 주주 불만에 설득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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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발전 위해 필요” 주주서한 발표
에너빌리티 “원전사업 1조 투자”
밥캣 “AI 기반 무인화 이뤄낼것”
로보틱스 “5년내 매출 1조 달성”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 두산 계열 3사 대표들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것에 대해 주주 설득에 나선 것이다.

두산그룹은 4일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각 사 홈페이지에 일제히 게시했다. 대표들은 주주들의 우려에 대해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구조개편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알짜 자회사를 넘겨줘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두산밥캣 주주들은 상장 폐지된 후 새롭게 받게 될 두산로보틱스 주식 비율이 공정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사 대표들은 사업구조 개편안을 두고 불거진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관해 설명이 부족했다고 사과하는 동시에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회사의 발전 방향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여력이 생기는 총 1조 원을 원전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연간 4기 이상의 대형 원전 제작 시설을 확보하고, 연간 20기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 충분한 사전 설명이 없었던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마련되는 차입금 감소분(7000억 원) 및 현금(5000억 원) 등을 통해 생산설비 증설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으로 받아온 배당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대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확보하는 1조 원을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로 더 많은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경쟁업체들이 로봇 회사들을 인수해 온 것을 예로 들면서 두산로보틱스와 함께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무인화·자동화를 일궈내겠다고 강조했다. 두산밥캣의 주식을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으로 바꾸는 교환비율에 대해 스캇 박 대표는 “법에서도 상장법인 간 포괄적주식교환 시 시가 대 시가로만 교환비율을 산정하게 돼 있다”며 현행법상 문제없는 조치란 것을 강조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을 일단 100% 자회사로 둔 뒤 궁극적으로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발생할 시너지에 주목했다. 류 대표는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시장 내 고객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두산로보틱스는 5년 내 매출 1조 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그룹이 지난달 11일 구조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금융감독원은 해당 조직개편과 관련한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다시 보내라고 두산에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공정한 합병 가액 산정 책임을 요구하는 이른바 ‘두산밥캣 방지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의 조직개편은 9월 25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두산그룹#사업구조 개편#주주서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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