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야장천 주식을 팔기만 하던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폭락장에 돌아왔다. 외국인과 기관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할 때 ‘야수의 심장’으로 홀로 순매수에 나섰다.
‘주가 급락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는 판단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급락한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4조360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3.65% 하락했던 지난 2일 2조260억 원을 사들인 데 이어 8.77% 폭락한 5일 1조7989억 원을 추가로 담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달 들어 각각 2조1190억 원, 2조4922억 원 순매도한 것을 고려하면 정반대 행보다.
사실 그동안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지속해서 자금을 빼 왔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4조8315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루한 박스피 대신 미국 주식시장과 코인, 부동산 등으로 투자 이민을 떠났었다.
그러나 5거래일 만에 7개월 동안 판 주식에 버금가는 규모를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급락하자, ‘야수의 심장’을 외치며 저가 매수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사놓고 기다리면 주가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올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과거를 볼 때 급락장은 ‘매수 기회’라는 학습효과도 작용했다.
실제 2000년 이후 코스피의 일간 변동성이 8%를 넘었던 적은 닷컴 버블과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8차례에 불과하며 대부분 시차를 두고 완만한 되돌림 구간을 가졌다.
삼성전자(005930)만 하더라도 과거 24년간(2000~2024년) 주가가 10% 이상 급락한 7차례의 경우, 이후 3개월 주가는 평균 22% 상승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가격이 급락한 대형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삼성전자를 2조6390억 원이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7270억 원 담았다.
이외에 아모레퍼시픽(090430)(1840억 원), 기아(000270)(1179억 원), LG전자(066570)(875억 원), 삼성전자우(005935)(778억 원), 네이버(035420)(672억 원), KB금융지주(105560)(661억 원) 등이 순매수 상위 랭크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 전략이 통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것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 급락장을 보면 대부분 시차를 두고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개인투자자들이 급락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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