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완충’ 위험하다 아니다 분분…충전기 들고 고민하는 차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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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8월 13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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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인천 서구의 한 정비소에서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소된 전기차가 2차 합동감식을 받기 위해 지게차에 실려 정비소 내부로 향하고 있다. 이날 합동감식이 진행된 정비소에는 벤츠 측 관계자들도 찾아와 감식을 참관했다. 2024.8.8/뉴스1
8일 오전 인천 서구의 한 정비소에서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소된 전기차가 2차 합동감식을 받기 위해 지게차에 실려 정비소 내부로 향하고 있다. 이날 합동감식이 진행된 정비소에는 벤츠 측 관계자들도 찾아와 감식을 참관했다. 2024.8.8/뉴스1
최근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전기차 충전율 90% 이하 차량만 지하주차장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화재 예방과 함께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줄인다는 이유에서다. 전기차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자체의 품질 문제에 이어 ‘완충’(완전 충전)이 지목받는 모습이다.

배터리-완성차 업계에선 완충을 하지 않는 게 화재 예방 효과가 있다고 주장과, 그렇게 보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함께 나온다. 외부충격, 온도 등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면밀한 조사를 거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13일 충전율 규제를 두고 “덜 충전된 배터리가 완충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이 낮을 수 있다”며 “충전도가 높을수록 에너지가 더 많아져 화재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이는 배터리를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원론적으로 배터리 수명이나 안전을 위해 완충보다 조금 적게 충전하는 것이 낫다”며 배터리 충전율을 30~80%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충전율에 따라 화재 진압에 소요되는 시간이 달라져 충전율이 낮을수록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배터리를 100% 충전할 수 없도록 세팅돼 있고,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전류 차단 등의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이번 조치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는 0~100% 충전율을 기준으로 제작되지만, 차량에 탑재할 때는 2~96%를 사용하도록 설정된다. 즉 실제 전기차를 100% 충전하더라도 최대 96%까지 충전되는 것으로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지 않기 위한 조치다.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의 경우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통해 화재 배터리셀 간 전압 차이 등을 조정하고 과충전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도록 했다.

만약 차량 제어기나 배터리 제어기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전류를 차단하고, 이 모든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셀 자체 방어 설계를 통해 과충전을 방어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사용설명서에서 ‘배터리 충전량이 20% 이하일 때 100%까지 충전을 하면 배터리 성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월 1회 이상 권장)’라며 100% 충전을 안내하고 있다. 테슬라 역시 주 1회 완충을 권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온도, 충격 등 전기차 화재의 다양한 원인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배터리 화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며 “과충전뿐만 아니라 온도도 화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과 지난해 7월 추돌사고가 발생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 교수는 “배터리는 차 밑판에 있다. 충격에 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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