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달리 주거 어렵자 변경 추진
‘롯데캐슬 르웨스트’ 이달 중 결론
전국 생숙 8만6000채 분양자 촉각
업계 “단기 공급 확대 대안될수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인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오피스텔 전환 여부가 이달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의 향방에 용도변경이 필요한 전국 생숙 8만6000채 분양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달 중 도시건축공동위원회(공동위) 수권소위를 열고 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공동위에서 보류된 이후 다시 심의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 1조2000억 원 규모의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5개 동(지하 6층∼지상 15층) 876실 규모로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은 시행사인 마곡마이스PFV의 지분 29.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단지는 2021년 8월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16억1000만 원에 평균 경쟁률이 657 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양을 받은 사람 2명 중 1명꼴로 시행사에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오피스텔로 전환되지 않아 주거로 사용할 수 없으니 분양 대금을 낼 수 없다는 취지다. 롯데건설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년 1월 1조6000억 원 규모의 대출 만기를 앞둔 상황인데, 분양자들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이 단지가 지어진 땅은 지금으로서는 지방자치단체 관리계획상 오피스텔 허가를 내줄 수 없는 곳이다. 지난달 공동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해당 토지를 위해 마곡지구 관리계획을 바꿔야 하는 명분이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생숙 기준에 맞춰 확보한 주차장이 오피스텔 기준에 미달한다는 점도 문제다. 이미 골조 공사가 끝나 오피스텔 기준에 맞춰 주차장을 추가로 마련하기도 어렵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관리계획을 변경하는 대신에 롯데건설로부터 주차장 조성비 절감에 따른 공공기여를 받거나 이 단지와 맞붙은 시니어주택인 ‘VL르웨스트’의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롯데건설 측은 일단 약 150억 원의 주차장 설치 비용이 덜 든 만큼 그 일부를 공공기여로 내겠다는 입장이다.
생숙은 2018년 부동산 규제 강화 이후 대체투자상품으로 각광받았다. 숙박업으로만 활용할 수 있어 주택법상 주택으로 보지 않아 취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전매제한 등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 10월부터 국토부가 숙박업 대신 실거주하거나 전세 임대를 놓을 경우 시가표준액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물겠다고 하면서 건설사와 분양자 간 갈등이 불거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주거용 용도변경 대상 생숙 8만6920채 중 용도변경이 이뤄진 곳은 경기 안양시, 부산 해운대구 등의 1033채(1.17%)뿐이다.
한편 생숙 용도변경이 꽉 막힌 도심 지역 주택 공급에 단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주택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등은 장기적 공급 대책인 만큼 생숙 용도변경이 단기적 주거 공급 효과를 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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