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첫 온스당 2500달러 돌파
국내서도 한 돈 40만 원 넘어
상반기 거래금액 40% 증가
“美금리 인하시 2700달러 갈듯”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에서도 한 돈당 금 가격이 40만 원을 돌파하면서 ‘골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폭이 커질 경우 금값 상승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 속에 시장의 시선은 22일부터 열리는 미국의 잭슨홀 미팅에 쏠리고 있다.
● 금 가격 사상 최고가…장중 2500달러 넘기도
18일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금 현물 시세는 16일 기준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2485.8달러까지 올랐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사상 처음으로 25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연초만 해도 온스당 2000달러대에 거래됐던 금 현물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19.6%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6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전일 대비 1.8% 상승한 온스당 2537.8달러에 마감됐다.
국내에서도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16일 기준 금 1kg 현물의 g당 가격은 10만8020원으로 11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순금 한 돈(3.75g)의 가격은 40만 원을 넘어섰다.
가격만 뛴 것이 아니라 거래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KRX 금 시장에서 금 거래량은 8962kg으로 지난해 상반기(7786kg) 대비 15.1% 상승했다. 거래금액도 87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9%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유일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 금 현물 ETF’ 순자산액도 14일 기준 3166억 원에 달했다. 금 투자 열기를 보여주듯 8월 들어서만 247억 원이 늘어났다.
● 금리 인하 시 온스당 2700달러 이상도 가능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금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장기간 강세를 이어온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할 경우 달러 ‘대체재’로 인식되는 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해 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제프 커리 칼라일그룹 에너지부문 최고전략책임자는 15일(현지 시간)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를 앞두고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채권 등 달러 표시 자산을 매각하고, 금을 매수하면서 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고점 인식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의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금 가격이 온스당 2700달러 이상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22일부터 열리는 미국의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해 선명한 입장을 내놓을 경우 금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이후에는 투기적 자금이 금 시장에 대거 몰리면서 당분간 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은 월요일’ 사태 당시처럼 위기가 찾아오면 금도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 가격은) 글로벌 경기가 하락할 것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크다”며 “투자자들이 섣부르게 투자했다가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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