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유류세 인하 11번째 연장 가닥…재정부담은 ‘숙제’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20일 0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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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시행 이후 10차례 연장하며 인하율 조정
휘발유 -20%, 경유·LPG -30% 적용…이달말 종료 앞둬
유종별 인하율 축소후 6~7월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
상반기 국세수입 진도율 45.9%…유류세 징수는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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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이달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정책을 추가 연장할 지 주목된다. 관가에선 유류세를 환원할 경우 석유류 가격을 비롯해 수입 물가에 영향을 주고 추석 전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점친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시행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재연장하게 되면 관련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다. 2년 연속 세수펑크 상황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유류세 인하 종료 시점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일 재정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8월31일까지 2개월 연장했다. 다만 휘발유에 대한 인하율은 기존 -25%에서 -20%,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한 인하율은 -37%에서 -30%로 조정하는 등 인하폭을 줄였다.

인하율 변경에 따라 휘발유 유류세는 1ℓ 당 656원으로 41원 가격이 올랐다. 경유는 1ℓ 당 407원으로 38원, LPG는 1ℓ 당 12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유종별 인하율 축소 조정은 소비자물가 상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석유류 가격은 지난달 8.4% 가격이 올랐다. 2022년 10월 10.3% 증가한 이후 2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휘발유와 경유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7.9%, 10.5% 가격이 올랐다.

6월 석유류는 전년대비 4.3% 상승했는데 7월들어 2배 이상 상승폭이 커지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줬다. 물가 기여도는 6월 0.16% 포인트(p)에서 7월 0.32%p로 2배 늘어났다.

현재로서는 기재부가 유류세 인하를 10월까지 연장하며 물가 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휘발유 20% 경유 및 LPG 부탄 30%의 인하율을 유지하는 방안과 물가 안정을 위해 인하율 확대를 추진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만큼 언제든 유가가 널뛰기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짙다. 정부로서는 물가 불안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는데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지만 인하율까지 다시 확대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45센트 내린 75.5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 달 3일 83.88달러를 기록한 뒤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0.36센트 내린 배럴당 79.68달러, 두바이유는 78.05달러 수준이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가격 변동성이 커졌지만 지난달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법인세수 감소로 인해 2년 연속 세수펑크에 직면한 상황에서 11번째 유류세 인하 연장이 현실화될 경우 교통에너지환경세입이 줄어들며 재정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재부가 발표한 6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세수입은 16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조원(5.6%) 줄어든 규모다.

세수 목표 대비 실제 징수율을 의미하는 국세수입 진도율은 45.9%로 최근 5년(52.6%)은 물론 지난해(51.9%)에 수준에도 한참 못 미쳤다. 그만큼 세수 여건이 악화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법인세가 세수 여건을 악화시킨 가장 큰 원인이지만 유류세도 예상보다 덜 걷혔다. 정부는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예산으로 15조3000억원을 편성했지만 상반기엔 5조3000억원을 징수하는 데 그쳤다. 목표 대비 34.9%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지 않을 경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고향에 내려가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고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유류세 인하를 환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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