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를 발판으로 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가 최근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중국 위안화가 새로운 ‘조달 통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시장이 저렴한 자금 조달 통화로 널리 사용되는 중국 위안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8월 들어 위안화가 달러 대비 2% 급등했지만 당분간 청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의 상당수는 중국 수출업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기예금 수익률은 저조한 데 반해 현금을 달러로 보유하면 연 5%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에 따르면 중국 수출업체와 다국적 기업들은 2022년 이후 5000억 달러가 넘는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안화를 빌려 달러 표시 채권을 사들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2년 말 이후 외국인의 위안화 채권 보유액은 9220억 위안 증가해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CNBC방송은 “위안화는 엔화 다음으로 잠재적인 캐리 트레이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 이러한 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위안화는 엔화만큼 거래량이나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고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위안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본 미즈호은행의 비슈누 바라탄 상무이사는 “위안화는 엔화만큼 유동적이거나 글로벌하지 않고,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