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스는 단순한 기능성 신발 브랜드에서 벗어나 패션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너무 못생겼다는 이유로 ‘타임지가 뽑은 최악의 발명품’에 꼽혔던 크록스는 ‘신꾸(신발꾸미기)’의 원조 브랜드로 커스텀문화를 이끌었고 지난해 여름 미국 아마존에서도, 국내 ABC마트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 슈즈가 됐다.
크록스는 국내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데 이어, 2022년 1815억 원, 2023년 2324억 원으로 2배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
크록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도 편안함을 넘어서는 트렌디함에 있다. 다양한 브랜드와 디자이너, 아티스트, 캐릭터 등과의 협업을 통해 한정판 제품들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으며 겨울용 클로그, 부츠 등 계절에 맞는 새로운 제품들을 계속해서 내며 제품군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클래식한 로퍼가 올해의 아이템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가운데 크록스는 지난달 ‘스톰프 로퍼’를 출시했다. 두툼한 굽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유려한 앞 코가 제법 로퍼 형태를 띄고 있는 디자인이 세련되면서도 이색적이다. 크록스 스톰프 로퍼를 선택해 한 달 동안 신어봤다. 짧은 외출은 물론, 양말을 신으니 출근 복장으로도 손색없었다. 원피스와 청바지, 바지 정장에도 잘 어울렸다.
무엇보다도 신발은 편안했다. 우선 백스트립이 없는 뮬 형태로 신고 벗는 것이 간편했다. 5cm가 넘는 높은 통굽이었음에도 높은 굽이 주는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여행이나 놀이공원 등 서 있거나 걷는 시간이 많은 날에도 스톰프 로퍼를 신었는데, 너무 푹신하거나 단단하지 않아 발이나 무릎 허리 등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또 바닥면 경사가 없기 때문에 신었을 때 미끄러지지 않고 발등을 잘 잡아주는 디자인이라 걸을 때도 편안했다.
스톰프(stomp)는 영어로 ‘쿵쾅 거린다’는 뜻이다. 비록 쿵쾅거리게 생긴 굽이 눈에 띄는 스톰프 라인업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은 가벼운 편에 속했다. 신발 한짝은 374g (240사이즈 기준)으로 일반 운동화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는 크록스만의 ‘크로슬라이트’ 소재가 쓰였기 때문이다. EVA(에틸렌-비닐 아세테이트)폼의 일종인 크로슬라이트는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고 향균성이 있어 악취를 줄여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다만 흡습의 기능이 없으므로 비가 오고 무더운 날씨에 신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스톰프 로퍼는 앞 코가 완전히 막혀있고 물빠짐이 없는 형태라 물이 들어차면 신발을 벗어 들고 물을 빼 내야 했다. 또 발 모양에 맞게 밀착되는 형태가 일상에서 걷는 동안 편안함을 주었는데 비에 젖으면 밀착된 신발이 마찰을 일으켜서 발을 아프게 했다. 또 35도가 넘어가는 여름철 신발을 신으니 땀이 났는데 통풍이나 흡습이 되지 않아 신발 안쪽 바닥은 고스란히 땀으로 미끄러워졌다. 통풍구가 없는 이 로퍼는 양말을 신어 흡습 기능을 더하거나 봄 가을 날씨에 신기를 추천한다.
스톰프 로퍼는 블랙앤 화이트 컬러와 검정색, 메탈릭 실버 블랙, 유광 블랙 4가지 색상이 있다. 가격은 9만9900 원부터 11만9000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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