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전기트럭 국내 처음 출시
내년초 보조금 본격 논의할듯
전기차 포비아에 “안전대책 먼저”
“친환경 트럭 늘려야” 찬반 갈려
볼보트럭코리아가 다음 달 국내 인증 절차용 대형 전기트럭을 들여온다. ‘국내 1호 전기트럭’ 출시가 임박한 것이다. 하지만 화재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의 확산 속에 첫 대형 전기트럭이 새로운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을지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볼보트럭코리아는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대형 전기트럭인 ‘볼보 FH 일렉트릭 8X4’를 다음 달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정부 인증 절차를 밟기 위한 차량이다. 볼보트럭은 본래 지난해 인증 절차를 위해 다른 전기트럭을 들여온 적이 있었는데, 내부 검토 끝에 FH 일렉트릭 8X4를 국내 출시 1호 대형 전기트럭으로 최종 낙점했다.
대형 트럭 시장은 아직 디젤 차량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 대형 트럭(300마력, 12t 이상) 신차 중 디젤차는 3934대로 99.5%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압축천연가스(CNG) 대형 트럭은 11대, 수소 대형 트럭은 8대가 신규 등록됐다. 전기 대형 트럭은 아직 국내에 출시된 적이 없다.
완성차 업계는 대형 트럭 분야에서도 친환경차 보급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심해지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산업계의 당면 과제가 됐는데 대형 트럭만 무풍지대로 남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은 2022년부터 대형 전기트럭 보급이 시작돼 올 상반기 16t 이상 대형 전기트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대형 트럭 특성상 일반 승용차보다 주행 거리가 7∼8배 길고, 차량도 크기 때문에 25t급 디젤 대형 트럭 1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보통 내연기관 승용차 100대 분량에 이른다”며 “그동안은 힘이 좋아서 디젤차를 많이 사용했는데, 모터로 구동돼 파워가 좋은 전기차도 대형 트럭으로 활용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형 전기트럭에는 아직 정부 보조금이 책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에 도입된 대형 전기트럭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대형 전기트럭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가격이 2∼3배 비싸기 때문에 보조금의 도움을 받아야 보급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볼보 FH 일렉트릭 8X4의 인증 절차가 마무리될 내년 초쯤 대형 전기트럭 보조금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확산되고 있는 전기차 포비아 속에서 보조금 지급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란도 만만치 않다. 배터리셀이 더 많이 들어간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기보다는 안전을 담보할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탄소 배출 저감과 소비자 선택권 확장, 안전성 사이에서 보조금 지급이 필요한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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