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최대 3만6000명 예상…보증금 평균 1.4억원"
경매차익 없는 피해자 대체공공임대 무상거주 지원
"외국인 피해자, 최대 6년간 거주 지원 긍정적 검토"
"경매차익 산정할 매입감정가, 외부 추천 받아 도출"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사기 피해 지원자들에게 경매로 낙찰받은 주택을 최장 20년간 공공임대로 지원하는 내용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매입 등 예산이 최대 약 4조6000억원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5월까지 전세사기 피해자 수가 약 3만6000명으로 늘고 해당 피해주택을 매입하는데 4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LH 매입임대 예산은 6조원, 전세임대 예산 4조원을 활용하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올해 7000억원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2일 기자들을 만나 “내년 5월 말까지 전세사기 피해자 수가 3만6000명까지 늘 것으로 보고 약 3만~3만6000호를 매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피해자 1인당 평균 보증금은 1억4000만원이지만 시세를 고려하고 실제 낙찰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그보다 더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 후 정부 인정을 받은 피해자 수는 2만949명으로 2만명을 넘어섰다. 이번 특별법 개정안에는 보증금 기준 상한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7억원 구간도 심의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만큼 피해자 인정 사례가 조만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부는 최대 3만6000명에서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별법 개정으로 전세사기 피해 인정을 신청하는 유발수요까지 고려한 결과까지 추산했기 때문이다.
여야 합의로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이번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전세사기 대책위)는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 구체적으로 ▲경매차익이 발생하지 않는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보장 ▲경매가 종료된 피해자들에 대한 LH 매입 등 소급적용 ▲다가구주택 매입 동의율 완화 ▲외국인 피해자 지원 등 사각지대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경매 차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이미 끝난 경우 대체공공임대를 지원하고 최장 10년간 무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가구주택의 경우 만장일치로 임차인 전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LH가 우선매수권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매입 동의율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연락이 닿지 않는 임차인들에 대해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 과정에서 확보한 전화번호와 주소 등을 활용해 협의하고 동의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피해자는 저리 기금 대출이 어렵고 공공임대주택 입주가 불가하다는 문제가 있다. 국토부는 외국인 피해자에게는 2년간 긴급거처를 제공하며 4년 이상, 최장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경우 현재 비자 유효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내국인과 동일하게 20년간 주거를 지원해야 하는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세사기 피해를 인정받은 외국인 피해자 수는 지금까지 318명으로 전체 1.5% 수준이다.
국토부는 경매차익을 지급할 때 감정가에서 낙찰가를 뺀 금액을 지급하는 만큼 객관적인 매입감정가가 산정될 수 있도록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전세사기 피해자 단체 등 외부 추천을 받은 감정평가사를 통해 합의로 감정가를 도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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