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낸드플래시 메모리 3위인 일본 키옥시아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반도체 업황 회복기를 맞아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투자금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키옥시아에 총 4조 원을 투자한 SK하이닉스도 투자금을 대거 회수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홀딩스는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 10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키옥시아는 이번 상장에서 기업가치 1조5000억 엔(약 13조73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대로 IPO가 성사되면 올해 일본 증시 최대어다. 지난해 상장 최대 규모였던 반도체 장비회사 고쿠사이가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4240억 엔이었다.
키옥시아는 새로 마련한 투자금을 인공지능(AI) 산업이 촉발한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키옥시아는 2018년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에서 분사돼 설립됐다. 당시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키옥시아에 투자해 현재 지분 56%를 갖고 있다. 도시바는 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컨소시엄에 2조7000억 원을 투자했고, 1조3000억 원을 키옥시아 전환사채(CB) 인수에 써 총 4조 원을 투자했다.
키옥시아 상장은 2020년에도 추진됐다가 미중 무역 마찰로 인한 업황 악화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최근 AI발 메모리 수요 급증에 업황이 회복되자 상장을 재추진하게 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I 데이터 센터에 대한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고 (반도체)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며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키옥시아는 12.4%를 차지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 삼성전자는 36.7%, 2위 SK하이닉스는 22.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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